
김지온 취재본부장
드디어 내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연휴는 예년과 달리 4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래도 객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은 부모와 형제,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향할 것이다. 벌써 고향으로 떠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추석 당일에 길을 나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 때문에 객지에 나와 있는 자식들은 부모님을 만날 생각에 마음이 벌써부터 들떠 있을지도 모른다. 고향은 언제나 솜이불처럼 포근하고, 듣기만 해도 정겨운 말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약 3,00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면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도 나오기 마련이다. 올해는 여러 이슈가 많았던 만큼 가족들 사이에서 오갈 이야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각과 장관 후보자 인사 논란부터 호르무즈 파병 문제,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까지 여러 현안이 얽혀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여러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도 이어졌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 역시 찬반 논란이 계속되면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 역시 농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지 문제는 특히 예민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정책의 취지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민들의 재산권과 현실적인 부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잘못하면 선량한 농민들이 자칫 투기꾼으로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땅만 소유해 이득을 취하려는 투기 세력이 있기 때문에 내놓은 정책이라는 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고령으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해 농지를 묵혀두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런 농민들이 정책의 취지와 무관하게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현재 국회는 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수당이라면 그만큼 배려와 타협, 소통을 우선시해야 한다. 다수 의석에 기대 독단에 빠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소수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협치하는 여당다운 큰 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야당 역시 정치적 공방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민생 현장을 찾아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은 이번 추석 명절에 오가는 민심의 목소리를 더욱 귀담아들어야 한다. 자신에게 듣기 좋은 말만 골라 들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쓴소리도 마주하고 국민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있는 그대로 들어야 한다.
민심을 제대로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를 할 때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민심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해석하는 아전인수식 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추석, 가족과 친지들이 둘러앉은 밥상에서는 고향 이야기와 함께 나라와 정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오갈 것이다. 정치권이 그 밥상에 오르는 국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있는 그대로 듣느냐가 앞으로의 국정과 정치의 방향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정치권이 이번 추석 민심을 자신에게 유리한 목소리만 골라 듣지 말고, 국민이 보내는 따뜻한 격려와 날카로운 쓴소리를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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