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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창작의 자유에도 역사의 경계는 있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10.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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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영화 ‘암살자(들)’이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9월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0월 3일 현재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의미다. 그러나 흥행 열기 못지않게 논란도 거세다. 바로 역사왜곡 문제다.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문세광의 총격으로 육 여사가 숨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형사와 기자들이 사건의 의문점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당시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의심하는 내용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여기서 핵심은 영화적 허구와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창작자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 자체를 역사왜곡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영화는 어디까지나 예술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속 설정이나 내용이 실제 기록과 다를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관객들이 영화적 상상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영화일수록 사실과 허구를 명확히 구분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시 판결문과 국가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에 따르면 육 여사는 문세광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따라서 영화가 제기하는 의문과 영화 속 허구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분명히 구별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영화 제작진에게는 창작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동시에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신중하게 다뤄야 할 책임도 있다. 영화라는 이유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거리낌 없이 묘사해도 된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관객 역시 영화 속 장면을 곧바로 역사의 진실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판결문과 국가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귀를 기울이되,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상상이나 추측이 아닌 기록과 증거를 통해 찾아야 한다.

 

현재 관객들 사이에서도 영화를 옹호하는 측과 강하게 비판하는 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고, 영화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역사는 의심하고 질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심을 사실로 인정받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명확한 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영화는 상상할 자유가 있지만, 그 상상이 역사적 진실을 대신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지되, 그 답은 기록과 증거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영화의 상상력과 역사의 진실을 구분하는 성숙한 태도, 그것이 역사적 사건을 다룬 영화를 바라보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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