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병역은 대한민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감당해야 할 국방의 의무다. 청년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입대해야 한다. 그러나 예술·체육 분야의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공정한 병역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제 시대가 변했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런 만큼 과거의 기준에 따라 일부 특정 분야에 병역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지금도 타당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열렸던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금메달은 선수들이 오랜 시간 흘린 땀과 노력의 값진 결실이다. 그 성취와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아야 하며, 선수들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 역시 당연하다.
하지만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병역면제까지 부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성과를 이유로 병역의무까지 면제하는 제도가 지금의 시대적 가치와 국민적 공정성에 부합하는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병역으로 인해 취업이나 경력이 단절되는 것은 운동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대한민국의 많은 청년들이 병역의무로 인해 학업이나 직장생활의 공백을 감수하고 있다. 그런데 특정 분야에서 거둔 성과를 이유로 운동선수들에게만 병역을 면제해 준다면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청년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스포츠뿐만 아니라 음악과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특정 대회의 성적을 병역면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군복무를 마친 뒤에도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은 적지 않다. 이는 병역의무가 반드시 선수나 예술인들의 경력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군복무 이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고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누구는 운동을 잘한다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묵묵히 군복무를 하는 다른 청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자원해서 군에 입대하는 청년들도 있지만, 상당수 청년들에게 군복무는 결코 가볍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고 국민으로서 부담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에 감당하는 것이다.
군생활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처럼 군복무를 통해 인내심과 자신감, 단체생활의 자세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치와 선수들의 노력, 그리고 그들이 흘린 땀과 노고는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거둔 성과 역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성취가 병역면제라는 특혜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현대사회의 시대정신과 국민적 공정성에 부합하는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에게 성과에 걸맞은 보상은 충분히 하되, 병역의무만큼은 원칙과 형평성을 지키는 것. 그것이 모든 청년에게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보다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이 아닐까.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