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시, 푸른들에 2톤 규모 수매통 211개 지원…작업 효율·품질 관리 개선 기대
황금빛으로 물든 들녘에 콤바인이 들어섰다. 논 사이로 콤바인 4대가 차례로 움직이자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인 벼들이 빠르게 수확됐다. 지난 5일 아산시 도고면 오암리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 올해 첫 벼 수확이 이뤄졌다.
이번에 수확한 벼는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이하 푸른들)이 계약재배한 물량이다. 2000년 설립된 푸른들은 아산지역 8개 읍·면에서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부터 가공·유통까지 연계하며 지역 친환경 농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친환경 농사는 일반 농사보다 세심한 관리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거나 배제하는 만큼 병해충 발생과 작물 생육 상황을 꼼꼼히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푸른들은 쌀을 비롯한 다양한 농산물의 생산·유통 기반을 바탕으로 2025년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하며 지역 친환경 농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수확 현장에서는 아산시가 지원한 벼 수매통이 처음으로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시는 올해 푸른들에 2톤 규모의 벼 수매통 211개를 지원했으며, 지원 금액은 1억 7,300만 원이다.
기존에는 수확한 벼를 대형 포대인 톤백에 담아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가 트럭 위에 직접 올라가 작업하다 떨어지거나 작업용 파이프에 부딪히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 특히 농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농작업 안전과 작업환경 개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규격화된 수매통 도입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수확한 벼를 보다 안전하게 취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에 효율적으로 적재하고 운반할 수 있어 작업시간과 인건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농가별로 수매통을 구분해 사용하면 수확한 벼가 서로 섞이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생산 이력 추적과 품질 관리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수매통 도입으로 작업환경 개선…청년 농업인 참여도 기대수매통 도입은 단순히 수확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계화된 작업환경을 조성해 고령 농업인의 작업 부담을 덜고, 청년 농업인의 농업 현장 참여를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업 여건이 개선되면 청년 농업인이 고령 농업인의 농작업을 돕거나 영농을 대신하는 등 세대 간 협업도 활성화할 수 있다. 이날 수확 현장에서도 청년 농업인들이 함께 작업하며 협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지역의 대표적인 친환경 농업 생산조직인 한살림아산시생산자연합회는 회원 270여 명 가운데 만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이 약 15%를 차지한다. 청년 농업인 수는 매년 2~3명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 친환경 쌀, 150개 학교 학생 5만여 명에게 공급수확한 친환경 벼는 학교급식으로 이어진다. 아산시는 푸른들과 아산광역친환경농업단지(인주농협 수매) 등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쌀과 우수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우선 공급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아산지역에는 150개 학교에 학생 5만 2,748명이 재학 중이다. 학교급식 대상 학생은 유치원생 4,599명, 초등학생 2만 3,025명, 중학생 1만 3,344명, 고등학생 1만 1,553명, 특수학교 학생 227명이다.
이처럼 친환경 벼 생산부터 수확·수매, 학교급식 공급까지 이어지는 체계는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먹거리 선순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지역 학생들에게 공급함으로써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건강한 먹거리 제공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완선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수확철 농업인들의 안전과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시기적절하게 수매통이 지원되어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보람과 함께, 기존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이 상생 협력하는 데도 긍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이번 첫 벼 베기는 한 해 동안 친환경 벼를 정성껏 재배해 온 농업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자리이자, 농업과 먹거리·환경과 교육이 연결되는 선순환의 현장”이라며 “지역 친환경 쌀이 학교급식으로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생산·유통 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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