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연일 끔찍한 흉악범죄가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외출하기조차 겁나는 세상이 됐다”며 우리 사회의 치안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강력범죄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치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불안의 원인 중 하나로 치안 시스템의 허점과 범죄 예방·대응 체계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비롯해 제주 스토킹 살해 사건, 서울 송파 지역의 살인·납치 사건 등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국민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범죄 예방과 대응을 위해 도입된 스마트워치와 전자발찌 등 각종 안전장치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들이 반복적으로 신고하며 위험을 알렸음에도 경찰의 미흡한 대응으로 범죄를 막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까지 발생했다. 범죄 예방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경찰의 수사권 확대에 따른 우려도 가볍게 볼 수 없다. 검찰청 폐지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된 상황에서 경찰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수사 공백을 방지하고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수사와 치안 업무 전반에서 책임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경찰청장 장기 공석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경찰청장 자리가 22개월째 공석이라는 상황이 사실이라면, 이는 경찰 조직의 지휘체계와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수장의 부재가 곧바로 치안 공백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의 지휘 공백은 조직 운영의 책임성과 지휘체계의 안정성을 약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 당국은 왜 경찰청장 임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언제까지 대행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적임자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청장 없이도 조직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국민으로서는 답답할 따름이다.
조직의 기강을 확립하고 지휘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경찰청장 임명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아울러 강력범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은 물론, 범죄 예방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고 피해자 보호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개선해야 한다. 스마트워치 등 안전장치가 실제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피해자의 반복적인 신고가 현장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응 절차도 보완해야 한다.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사회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치안 현장의 문제를 면밀히 살피고 경찰의 지휘체계와 대응 역량을 정비하는 한편,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이 더 이상 범죄의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과 실효성 있는 치안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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