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학교폭력이 빈발하여 각종 대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학생의 인권 강화와 함께 체벌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이 교사를 희롱하고 폭행하는 경우까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폭력 예방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서 교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구타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만취한 고등학생들이 난동을 부려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고 있는 배경으로 여러 가지 이유를 찾아볼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약화된 것을 들 수 있다. 간단한 체벌이나 훈계에도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고 오히려 교사를 조롱하는 태도를 보여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다. 일부 교사들이 자제력이나 판단력 부족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학생과 학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
근래에 젊은 사람들의 지각없고 패륜적인 행위가 종종 나타나는 것도 일부 부모들의 잘못된 언행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는 부모를 닮게 마련이다. 그래서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교권 확립은 법률이나 조례 등의 규정을 제정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자녀를 지도하고 있는 교사를 존경해야 가능하다. 물론 교사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모범을 보이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더욱 열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식 앞에서 교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자식에게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라고 한다면, 그 자식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
고대 그리스인의 평균수명(平均壽命)은 19세였고, 16세기 유럽인의 평균수명은 21세에 불과했다고 한다. 요즘과 비교하면 어린아이의 수명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발걸음을 떼기까지는 보통 1년이 걸린다. 게다가 스스로 먹이를 취하거나 적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2세를 출산할 수 있는 나이까지 성장하려면 최소한 15세는 되어야 할 것이다.
원시시대 인간의 평균수명(平均壽命)이 20세 안팎이었다고 할 때, 인간이 생태계에서 적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종족을 보존하기에는 턱없이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모든 동물과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고 꾸준히 수명을 늘려왔다. 지금의 인류에게는 더 이상 생존을 위협하는 적(敵)은 인간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인류의 가장 큰 소망 중의 하나는 누가 뭐래도 장수(長壽)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진시황(秦始皇)의 불로초(不老草)처럼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실제적인 과학적 성과로 나타나기도 해서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인간의 평균수명은 82세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 수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82세 이상을 산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그토록 오랫동안 꿈꿔왔던 장수(長壽)가 단순히 수명(壽命)을 늘리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될 것 같다.
인간에게 있어서 고통(苦痛)은 오랫동안 기억되고 기쁨은 찰나(刹那)에 스쳐간다. 그래서 인간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불안과 두려움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출산율은 점점 떨어져 마침내 합계출산율 0.98명이 되었다.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의 출산율이고 노인은 급격히 늘어나는 요즘 장수(長壽)는 인간에게 있어서 고려장처럼 불행(不幸)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하지만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잘 구축한다면, 장수(長壽)는 행복(幸福)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국가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인간만사 유비무환(有備無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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