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수필가. 시인
한글은 백성을 위해 임금이 직접 만든 글자이다. 유네스코가 문맹퇴치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 세종대왕상이며, 국제특허협력조약에선 10대 국제 공용어로 채택된 국제적인 문자이다.
배우기 쉽고 쓰기 간편하고 표현하기 편리하면 좋은 글자이다. 바로 한글의 최대 장점이 배우기 쉽다는 데 있다. 해방 당시 80~90%이던 문맹률을 단기간에 퇴치할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의 덕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정보사회에 적합한 문자로, 컴퓨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정보사회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된 이면에는 한글의 과학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가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
우리의 국력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빠르게 성장하여 한때는 외국에서 한국을 승천하는 아시아의 용이라고 했다. 그 원동력의 하나가 바로 한글이다.
지금 우리는 한글의 우수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한글 사용에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는 읍․면․동사무소를 읍․면․동주민센터 또는 읍․면․동행정복지센터로, 소방파출소를 119안전센터로, 한국철도공사를 코레일(KORAIL)로 이름을 바꿨다.
게다가 행정기관에서 공문서나 회의 자료 작성 시 한글 대신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리플릿, 워크숍, 프로젝트, 비전, 인프라, 벤치마킹, 로드맵, 리허설, 캠페인, 패러다임 등 수많은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은 뉴스투데이, 드라마 스페셜, 출발 모닝와이드, 미디어 비평 등 제목부터 외래어 일색이다.
여관, 예식장, 이․미용업소, 다방 등의 이름은 대부분 영어로 바뀌었다. 국어는 촌스럽고 영어는 세련된 말이라고 생각하는 언어권위주의 때문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공직자와 언론인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통렬한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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