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시인.수필가
자기의 이익만을 꾀하고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이기주의자(利己主義者)라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아무리 큰 도움을 받았더라도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서운한 일이 발생하면 받았던 모든 것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얼굴 바꿔 돌아선다. 이것이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실수를 자초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되며 남에게 본의 아닌 많은 불편을 주기에, 이런 마음가짐을 떨쳐버리려고 애를 쓰지만 쉽게 헤어나지는 못한다. 자기중심적으로 길들여진 잘못된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자기의 말과 행동은 모두 옳다고 생각하고 일의 정답이나 사물의 주체가 모두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은 전부 틀렸다고 생각한다. 놀부의 심보가 그러하였고 팥쥐 어미의 심보가 그랬으며 타인을 밟고라도 일어서야 직성이 풀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지나친 성취욕이 그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배려를 기대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은 그렇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귀 기울여 듣지 않으면서도 자기 기분에 따라 막말을 하고 남의 말을 도중에 끊으며 자기 하고 싶은 말만 나열하는 특징이 있다.
그럼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 내 생각만 하고, 내 중심으로 행동하고 말하며,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내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면 움직이지 않으며, 이익을 찾아 우정을 옮겨 다니고, 남들도 하기 꺼려하는 말을 태연하게 하여 남에게 상처를 주며, 양보할 줄도 모르고, 쓸데없는 일에 욕심을 부리며, 내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고, 내 기분에만 맞춰 살지는 않았는지. 남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하여 배려보다는 먼저 손익계산을, 이해보다는 오해를, 용서보다는 앙심을, 양보보다는 앞지르기를, 봉사보다는 대가를, 신뢰보다는 의심을, 공익보다는 사욕을, 불편보다는 편리를, 주기보다는 받기만을 즐기지는 않았는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한 번쯤 뒤돌아보자.
욕심이 없으면 세상 살맛이 안 난다지만, 선의의 경쟁이야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겠는가. 남의 고통(苦痛)을 끌어안지는 않으면서 자신의 가벼운 짐마저도 남에게 떠넘기려드는 사람만 없어도,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이기적인 욕심(欲心)만 버려도 이 세상(世上)은 정말로 살만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이 처음부터 이기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로 상호 경쟁하면서 오직 승자가 되어야겠다는 집념이 누적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생겨나는 것을 어찌하랴만,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부정적 요인으로서의 이기심만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버릴 수 있어야 주변이 편안하고 자신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까.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貪慾)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이 궁핍(窮乏)한 곳이다.
욕심과 이기심은 결코 우리를 풍요와 행복으로 이끌지 못한다.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려하면 살맛나는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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