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가을은 고독과 쓸쓸함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가을비가 소리 없이 부슬부슬 내리는 날은 더욱 가을이 고독과 사색을 넘어 그리움으로 변한다. 그리고 가을은 차가운 기온과 더불어 마음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그래서 가을은 고독의 깊이와 추억의 그리움과 인생의 쓸쓸함을 노래한다.
가을은 텅 빈 가슴을 만든다. 그 허전한 가슴에는 수만 리 깊고 깊은 우물이 있다. 우리는 그 우물에서 그리움을 퍼 올린다. 그 그리움은 하늘의 별과 같이 애절하다. 그 그리움은 고독을 씻어 주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준다.
지는 해는 아름답다는 말을 잊지 않기에 사는 동안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랑도 주고 추억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노인이 되겠다고 이 좋은 가을에 다짐해본다.
가을은 눈물의 계절이다. 나뭇잎을 뚝뚝 떨어뜨리며 알몸이 되어가는 나무의 몸짓을 바라보면서 해마다 거듭나기 위해 온몸으로 우는 생명의 몸짓으로 세상이 새로워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떠나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맑은 공기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높은 하늘 아래서 형형색색의 불타는 단풍을 구경하는 것은 여름의 울창한 숲속을 거니는 것보다도 좋다.
태양이 가장 고울 때는 저녁노을이고, 잎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가을이다. 그 소중함도 순간적이기에 더욱 아름답다.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가는 곳마다, 보이는 곳마다 너무도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산도, 들도, 바다도 모두가 아름답다.
단풍과 사람이 어우러진 가을 산은 들뜸과 고요의 조화가 절묘하다. 오색으로 채색된 가을 산의 단풍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이 행락객의 입에서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단풍이 행락객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든다. 수채화 같은 고운 빛깔의 단풍이 행락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단풍을 보는 사람들의 표정도 단풍만큼이나 곱고 아름답다. 행락객들의 표정이 일상의 삶속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환한 표정이다.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울음으로 첫 호흡을 시작하는 것은 사는 동안 그렇게 새로이 태어나야 하는 순간마다 눈물을 흘려야 함을 예감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색동옷으로 갈아입은 가을은 자신을 비우고 낮추는 것이 진정 채우고 높이는 것임을 알게 해주는 자연의 메신저이다.
멋지게 황혼 낭만으로 가는 단풍을 바라보며 가을의 경이로움에 감탄한다. 가을은 비움을 알게 하는 계절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평생을 같이한 내 친구 상념과 함께 바라보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 깊어가는 가을은 모든 것을 용서하고 내려놓는 시간이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잎을 모두 길거리에 내던지고 앙상함을 드러낸 나목들은 그래도 겨울을 당당하게 맞을 수 있다는 듯 하늘을 향해 팔을 쭉 뻗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옷이 스스로의 가치를 남들에게 내보이는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는 시대, 수천만 원짜리 모피 옷을 입어야 되고 기사 딸린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녀야만 위신이 선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도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뻗을 수 있는 용기가 나목에겐 있다.
나목은 살갗에 남겨진 삶의 흔적을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다는 듯 삶에 대한 긍정이 있다. 수백만 원짜리 피부 관리를 받고 개인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만든 아름다운 몸매가 아니라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터진 살갗이 지나온 시간들의 떳떳한 흔적이기 때문일 게다.
나목에겐 추위에 맞서 한밤에 떨어지는 차가운 눈과 바람도 맞을 수 있는 굳셈이 있다.
벌거벗었지만 다시 봄이 올 것을 의연히 기다리는 나목처럼, 우리도 따뜻한 마음으로 새로운 봄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때론 20세 청년보다 7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 것만으로 인간은 늙지 않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는 말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