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시인.수필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화두는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 이야기를 살펴보자. 에로스는 사랑의 화살을 자기 발등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인간 처녀와의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자신은 신(神)이기 때문에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서 밤에만 찾아왔다가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갔다.
행복(幸福)에 겨워 있던 에로스의 아내는 어느 날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밤에만 찾아오는 남편이 혹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疑心)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촛불을 켜 들고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잘난 미남임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後悔)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촛농이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져 에로스는 잠에서 깨어났고, 에로스는 믿음이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의심한 아내를 두고 집을 영원히 떠났다.
사랑의 본질은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이 아닌 믿는 마음이고 희생이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생활 주변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좋은 일이겠지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더구나 교복을 입고 길거리나 공원에서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고등학생들을 볼 때면 저걸 낳고도 미역국을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낼수록 진실성이 떨어진다. 대상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희생할 때 사랑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그래서 진실한 사랑은 웅변보다 침묵이다.
사랑 속에는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表現)보다 훨씬 더 많은 침묵(沈默)이 자리 잡고 있고, 사랑은 믿음과 희생(犧牲)이며 스스로 느끼고 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을 기다리는 농부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옛날 어른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두 가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논에 물 대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자식 입으로 밥 들어가는 것이다.
생활이 교육이고 교육이 생활이라는 말과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식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워선 안 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강하게 키워야 된다. 자식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농사는 금년에 잘못 지었으면 내년에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지만, 자식농사는 한 번 잘못 지으면 영원히 복구가 어렵다. 자식의 잘못됨은 부모의 몫으로 남게 되고 죽을 때까지 후회한다.
가을에 풍성한 곡식을 수확하는 기쁨은 잠깐이지만, 풍년 든 자식농사의 기쁨은 영원한 것이다. 그래서 자식농사는 농사 중의 농사이다.
자식 대학 졸업시켜 의사나 판검사가 된다면 말할 것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대기업에 취업하면 최선이고, 사무관(5급 공무원)으로 취업하거나 교사로 취업하거나 중견기업에 취업하면 차선이며, 9급 공무원으로 취업하거나 순경으로 취업해도 선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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