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시인.수필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예(禮)를 존중하는 국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불렸다.
예절에는 우리 조상의 슬기가 담겨 있다. 예절(禮節)은 예의(禮儀)와 범절(凡節)의 합성어로 에티켓이나 매너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으나, 엄격히 말하자면 에티켓은 예의와 매너는 범절과 같은 뜻으로 보아야 한다. 에티켓이 형식이라면 매너는 그를 일상 적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윗사람에게 인사하는 그 자체는 에티켓이지만 공손하게 하느냐 경망스럽게 하느냐는 매너의 문제이기 때문에 예절은 에티켓과 매너의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 예절에는 향기(香氣)가 있다. 아주 오랜 환인시대(桓因時代)에는 국민은 성실하고 서로 믿으며 어른을 공경하고 겸손하며 화목했다고 한다.
공자는 우리나라를 동쪽에 있는 예절의 나라이며 군자가 사는 땅이라고 하였고 한국에 가서 살고 싶어 하였다. 우리나라 근대 예절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생활문화가 중국학자에 의해 체계화되고 그것이 역수입되어 우리나라 예학의 기반이 된 것으로 예절의 뿌리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생활문화였다.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하며 면면히 이어온 예절에는 인간 존중의 실현과 인륜의 기본질서 확립 그리고 가족의 화목과 이웃 공동체의 화합정신(和合精神)이 들어 있다.
예절에(禮節)는 따뜻한 마음이 있고, 밝은 마음, 성실한 마음이 있다. 나보다 먼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따뜻한 감성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이는 모두 예절 정신에 담긴 풍요로운 정감에서 나오는 향기이다. 그러므로 예절을 바르게 지키는 사람은 아름답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추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절의 시초는 몸을 바르게 하고 상냥한 인사와 말씨를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사회는 예절로부터 시작된다. 어려서부터 예절에 대한 가정과 학교에서의 철저한 교육과 사회의 지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이 범죄행위는 아니지만, 예절을 지키지 않으면 인간관계가 깨지기 쉽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자식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워선 안 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강하게 키워야 된다. 자식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자식을 왕자나 공주로 키우면 부모는 자식의 하인이 되고, 농사는 금년에 잘못 지었으면 내년에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지만, 자식농사(子息農事)는 한 번 잘못 지으면 영원히 복구가 어렵다.
가을에 풍성한 곡식을 수확하는 기쁨은 잠깐이지만, 풍년 든 자식농사(子息農事)의 기쁨은 영원한 것이다. 그래서 자식농사는 농사 중의 농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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