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봄에 씨앗을 뿌리고 가을을 기다리는 농부는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옛날 어른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두 가지가 있었다. 한 가지는 논에 물 대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자식 입으로 밥 들어가는 것이다.
농부는 작물을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다한다. 싹이 트고 자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십 번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런데 농부는 매일매일 정성을 다할 뿐 조금도 조급해 하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물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도 이런 원리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농부는 1년을 기다리지만 교육은 최소한 16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언젠가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매일매일 정성을 다해 사랑으로 보살펴야 한다.
생활이 교육이고 교육이 생활이라는 말과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관자는 1년을 생각하면 벼를 심고, 10년을 생각하면 나무를 심고, 100년을 생각하면 사람을 심어야 한다고 하였고,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얻는 것이 벼이고, 하나를 심어서 열을 얻는 것이 나무이고, 하나를 심어서 백을 얻는 것이 사람이라고 하였다. 가을에 거두어들일 것이 많기 위해서는 봄과 여름에 쉼 없이 일하며 곡식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자라는지 늘 정성으로 보살펴야 하듯이 자식농사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식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워선 안 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강하게 키워야 된다. 자식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농사는 금년에 잘못 지었으면 내년에 얼마든지 복구가 가능하지만, 자식농사는 한 번 잘못 지으면 영원히 복구가 어렵다. 자식의 잘못됨은 부모의 몫으로 남게 되고 죽을 때까지 후회한다.
가을에 풍성한 곡식을 수확하는 기쁨은 잠깐이지만, 풍년 든 자식농사의 기쁨은 영원한 것이다. 그래서 자식농사는 농사 중의 농사이다.
풍족함의 시대에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는 요즘의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쉽게 싫증을 낸다.
브랜드 파워의 힘인지 유행의 힘인지 자판기 커피보다는 스타벅스의 커피를 아무 거리낌 없이 손에 들고 한 끼의 식사는 굶을지언정 커피는 꼭 마셔야만 직성이 풀리는 젊은이도 많다.
과연 인간에게 풍족함이 축복일까. 아니면, 부족함이 축복일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에디슨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저능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퇴학당하였으나 혁혁한 발명의 왕으로 큰 업적을 남겼고, 처칠은 팔삭둥이에 저능아에 말더듬이로 가문의 수치였으나 역사상 위대한 정치가가 되었고,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았으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율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 주었다. 그들이 풍족함에 처했다면 결코 실현할 수 없었을 결과물의 정답은 바로 부족함에 있었다.
지금 그대의 삶에 부족함이 있는가. 있다면 기뻐하라. 시도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더라도 그것은 또 하나의 전진이기 때문에 나는 용기를 조금도 잃지 않는다고 말한 에디슨을 기억하라.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여라. 지혜가 그들에게서 나올 것이다라는 격언이 탈무드에 있다. 가난하기에 정녕 그대의 영혼은 유리알처럼 처절히 깨어나서 시베리아 같은 벌판에서 홀로 우뚝 설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전 세계 부(富)의 중심축인 유대인은 부족함을 최고의 선물로 삼아 오늘의 성공을 일구어 냈다. 만약 부족함이 없는 풍족함에만 있었다면 우리는 한 없이 게으르고 현실에만 안주하려 들 것이며 세월이 흐를수록 퇴보하고 말 것이다.
온갖 과일들이 풍부한 열대우림지역이 가장 가난한 이유는 도처에 널린 풍족함 때문인 것이다.
힘이 든다면 전진하고 있다는 뜻이고, 어렵다면 성공에 다가서고 있다는 징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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