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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8.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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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사자 이야기, 귀신 이야기 등을 자주 들려주셨는데, 아이들은 숨소리조차 죽인 채 긴장하며 선생님의 이야기에 빠져들곤 했다. 

 

어느 순간 선생님이 "귀신이 나타났다!" 하고 큰소리로 외치면 모두가 깜짝 놀랐고, 겁이 많은 아이는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때는 왜 그렇게 재미있고 실감 났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때 묻지 않은 시골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추억일 것이다.

 

선생님은 장난기가 많으셨다. 어느 날은 "빵 먹고 싶은 사람 앞으로 나오라."고 하셨다. 어린 마음에 진짜 빵을 주시는 줄 알고 여러 아이들이 앞으로 나갔다. 선생님은 "몇 개 먹을래?" 하고 물으셨고, 아이들은 "두 개요!", "세 개요!", "네 개요!" 하며 큰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길고 넓적한 나무 막대로 아이들의 엉덩이를 대답한 숫자만큼 때리셨다. 한 대 맞을 때마다 "빵!" 소리가 나자 선생님은 "이게 빵이다." 하며 웃으셨다. 지금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장난도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웃으며 넘기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체벌은 결코 바람직한 교육 방법이 아니다. 오늘날 교사가 아이를 매로 때린다면 폭력 교사라는 비판을 받고 학부모의 항의는 물론 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부모들조차 "잘못하면 혼내고 매를 들어도 된다."고 말씀하시던 시대였다. 당시에는 매가 훈육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교육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 교실에 50명 가까운 학생들이 함께 공부했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교실은 늘 시끌벅적했고 친구들끼리 다투는 일도 흔했다. 잘못하면 복도에 나가 무릎을 꿇고 벌을 서던 기억도 아직 생생하다. 문득 그 시절 선생님들이 지금의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어떤 방식으로 아이들을 지도하실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 시절 시골 아이들의 삶은 넉넉하지 않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 아래에서 공부했고, 학교까지 십리, 이십 리를 걸어 다니는 친구들도 많았다. 필자 역시 호롱불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고 숙제를 하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지금은 밝은 전등 아래에서 책을 읽고,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잊고 지낸다. 물질문명의 발달 덕분에 훨씬 편안한 세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비록 생활은 어려웠어도 친구와 이웃, 형제들 사이의 우애가 깊었고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정이 넘쳤다. 반면 지금은 생활은 풍요로워졌지만,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만큼 이웃 간의 정은 많이 사라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점점 냉정하고 각박해진 현실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만큼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학부모의 끊임없는 민원과 학생 지도의 어려움 때문에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게 교사가 된 사람들이 교단을 떠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예전에는 학부모 민원 때문에 교사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시대의 변화라고는 하지만, 달라진 교육 현실을 바라보면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필자가 초등학교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전 스승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선생님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셨고,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시간을 함께해 주신 분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교실 맨 앞자리에 앉아 선생님의 옛날이야기를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비록 그 시절은 가난했고 불편했지만, 사람들의 마음만큼은 지금보다 훨씬 따뜻했다. 그래서 필자의 기억 속 초등학교는 언제나 그리움으로 남아 있고, 성○○ 선생님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삶의 스승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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