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세종시의회가 여야 간 충돌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 11일 열린 제102회 정례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시작된 갈등이 서로의 성명서 공방으로 이어지며 의회 안팎이 술렁였다.
문제의 발단은 김현미 의원의 긴급 현안 질의였다. 김 의원은 당초 ‘열악한 시 재정 전반’을 주제로 질의하겠다고 최시장에게 예고했지만, 본회의에서는 ‘시정 4기 공약사업’ 관련 질문을 꺼냈다. 이에 최민호 시장은 “사전 통보된 내용과 달라 회의 규칙을 위반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최 시장은 의회 규칙상 긴급 현안 질의는 최소 24시간 전에 질문 요지를 집행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임채성 의장은 다음 날 성명을 내고 “정례회 중 본회의를 외면하고 방송사 시상식에 참석한 것은 행정 책임자의 의무를 방기한 일탈”이라며 “시민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시의원들도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김 의원이 회의 규칙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긴급 현안 질의는 의회 운영위원회 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 과정이 생략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쪽은 ‘지방자치의 협치 기반을 흔들었다’고, 다른 쪽은 ‘절차와 원칙을 무시했다’고 맞서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논리는 있다. 그러나 논리를 넘어 감정이 개입되면서 의회 운영이 파행으로 치닫는 모습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집행부와 의회, 그리고 여야 간의 충돌은 있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건설적 논쟁이라면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 싸움’과 감정 대립으로 흐른다면 문제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본연의 역할이 있지만, 동시에 협치와 소통을 통해 시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책임도 있다. 이번 사태로 의회와 집행부 간의 간극이 더 벌어진 만큼,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충분한 대화와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절차와 원칙, 그리고 감정 —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이다. 감정의 골을 키우기보다 대화의 다리를 놓는 일, 그것이 지금 의회와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이다. 협치와 존중 속에서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의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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