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상유례없는 살인적인 폭염이 전국을 덮치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찾은 계곡에서는 물놀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하고, 한낮 야외를 배회하다 열사병으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이제 폭염은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이다. 그 어느 때보다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다.
충북 괴산군의 한 계곡에서는 3일 오전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하던 70대 남성이 수심 1.8m의 깊은 물에 빠져 숨졌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그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생명을 잃었다. 또한 인천에서는 지난 2일 40대 남성이 상의를 벗은 채 거리를 배회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다. 신고 당시 그의 체온은 38도를 넘었고 의식도 명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서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바다와 계곡을 찾고 있다. 그러나 즐거워야 할 피서가 한순간의 방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물놀이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몸에 물을 충분히 적신 뒤 천천히 들어가야 한다. 더위를 식히겠다며 갑자기 물속으로 뛰어드는 행동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특히 수심이 깊은 곳은 피하고,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안전한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폭염 속 야외활동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한낮 외출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을 이용해 직사광선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또한 무리한 신체 활동은 삼가고 몸에 이상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극한의 더위를 겪고 있다. 경남 양산은 42도를 넘는 기록적인 기온을 나타내며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의 폭염을 기록했다. 그래서 '양프리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더위는 심각하다.
폭염은 더 이상 여름철의 불편함 정도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재난이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찾은 계곡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현실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안전의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연 속 안전수칙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폭염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체계는 충분한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은 적절한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폭염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질 가능성이 크다.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는가'라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안전수칙을 지키는 작은 실천 하나가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피해는 우리의 준비와 실천으로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올여름만큼은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건강하게 무더위를 이겨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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