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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박사가 된 기자 친구의 아들 결혼식에 다녀와서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5.11.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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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가을은 결혼 시즌이다. 주말마다 웨딩홀은 신랑·신부를 축하하려는 하객들로 붐비고, 그 풍경 속엔 늘 설렘과 분주함이 공존한다. 

 

일요일인 지난 16일  사회 친구의 아들 결혼식이 열린 천안의 한 웨딩홀에 다녀왔다. 집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였지만 시내에 들어서니 길이 크게 막혀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다.

 

도착해 보니 넓어 보이던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빈자리를 찾으려고 주차장을 몇 번이나 맴돌았다. 한참 후에야 어렵사리 한 칸이 비었고, 그 순간이 어찌나 반갑던지 잠시의 고생이 모두 보람으로 바뀌었다. 

 

차를 세운 곳은 웨딩홀에서 꽤 떨어진 야외주차장이었고, 건물까지 걸어가는 길은 좁은 데다 인도조차 없어 조금 위험하고 불편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인도가 없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다.

 

3층 예식장으로 올라가니 친구는 아내와 함께 하객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다. 축의금을 내고 인사를 나누는 순간, 7년 만에 마주한 그의 얼굴이 참 반가웠다. 카톡으로 안부를 주고받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얼굴을 본 건 오랜만이다. 

 

예전과 다름없는 곱슬머리, 까무잡잡한 얼굴, 그대로의 키까지… 30년 지기 친구의 모습은 세월 앞에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건 필자가 신문사에 근무하던 시절, 같은 기자로 함께 뛰던 때였다. 지금 그는 기자 일을 그만두고 천안에서 배 농사를 짓는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과수 기술을 바탕으로 이제는 ‘배 박사’라 불릴 만큼 전문가가 되었다. 올해 배 농사도 예전 같진 않아도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노력과 땀이 만들어낸 결실이리라.

 

젊은 시절 함께 술잔 기울이며 사회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던 일, 취재 현장을 뛰어다니며 울고 웃었던 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피곤함도 잊고 취재에 몰두하던 그때가 지금도 눈에 선하고, 가끔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세월은 어느덧 우리를 아들 결혼식을 치르는 나이로 이끌어 왔다. 30여 년 동안 끊기지 않고 이어져 온 우정이 고맙고,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도 안부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그 친구가 앞으로도 아픈 데 없고 건강하게 오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친구야, 아들 결혼 진심으로 축하하고, 예쁜 며느리 본 것도 축하한다. 내년쯤이면 할아버지 소리도 듣겠지. 30대에 만나 어느덧 60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걸 새삼 느낀다. 30대의 우리와 60대의 우리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 답을 생각해 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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