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의 폐업 소식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남은 물건을 세일하며 마지막 버티기를 하는 가게들도 있지만 찾는 이는 드물고, 주인만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서 있다.
전통시장은 잠시 찬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이내 빠져나간 자리에는 썰렁함만 남는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시내 상점가와 시장은 예전의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고, 두 집 건너 하나는 공실이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여수는 지금 최대 위기다. 한때 여수에는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가 넘쳤다. 항구도시 특유의 수산물과 교역으로 부를 쌓았고,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관광객이 몰려들며 지역경제는 활기를 띠었다. 특히 밤바다와 포장마차 거리는 명소로 자리 잡아 ‘낭만의 도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여수의 경제 중심축이던 석유화학 산업이 침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역경제는 빠르게 얼어붙었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때 철강 산업으로 활력이 넘치던 포항은 지금 시내가 암흑가처럼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최대 규모의 죽도시장 역시 예전만큼 장사가 되지 않아 횟집을 비롯한 상인들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철강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를 그대로 강타한 것이다.
행정수도라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세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인구는 정체됐고, 상가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수요보다 과도하게 공급된 상가는 비싼 임대료까지 더해져 쉽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다. 분양을 받은 건물주들 역시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놓여 있다. 상가 공실이 장기화될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 속에 우리 지역경제도 깊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위기가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 경제가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은 미미하다. 더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더 가열찬 경제 회복 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버팀목이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기반 역시 사라진다. 지금은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위기를 넘어설 해법을 찾기 위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