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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충칼럼]지역경제, 더는 버틸 힘이 없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5.11.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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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영업자의 폐업 소식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남은 물건을 세일하며 마지막 버티기를 하는 가게들도 있지만 찾는 이는 드물고, 주인만 텅 빈 가게를 지키고 서 있다.

 

전통시장은 잠시 찬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이내 빠져나간 자리에는 썰렁함만 남는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시내 상점가와 시장은 예전의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상가에는 ‘임대’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고, 두 집 건너 하나는 공실이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여수는 지금 최대 위기다. 한때 여수에는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요가 넘쳤다. 항구도시 특유의 수산물과 교역으로 부를 쌓았고,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관광객이 몰려들며 지역경제는 활기를 띠었다. 특히 밤바다와 포장마차 거리는 명소로 자리 잡아 ‘낭만의 도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여수의 경제 중심축이던 석유화학 산업이 침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역경제는 빠르게 얼어붙었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항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때 철강 산업으로 활력이 넘치던 포항은 지금 시내가 암흑가처럼 변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적이 드물다. 최대 규모의 죽도시장 역시 예전만큼 장사가 되지 않아 횟집을 비롯한 상인들이 깊은 한숨을 내쉰다. 철강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를 그대로 강타한 것이다.

 

행정수도라 불리며 기대를 모았던 세종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인구는 정체됐고, 상가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수요보다 과도하게 공급된 상가는 비싼 임대료까지 더해져 쉽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다. 분양을 받은 건물주들 역시 이자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놓여 있다. 상가 공실이 장기화될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 속에 우리 지역경제도 깊은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위기가 장기화돼서는 안 된다. 경제가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은 미미하다. 더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더 가열찬 경제 회복 노력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버팀목이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기반 역시 사라진다. 지금은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위기를 넘어설 해법을 찾기 위해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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