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학교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이다. 그러나 그 믿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충남 계룡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13일 오전, 학교 교장실에서 발생했다. 3학년 A군이 30대 교사 B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 학교 밖으로 도주했다. 다행히 교사 B씨는 등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우발적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 A군은 흉기를 미리 집에서 챙겨 교복 바지 주머니에 숨긴 채 등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명백한 사전 계획 범죄다. 더욱이 중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지도 과정에서의 갈등과 불만이 범행의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개인적 감정이 얼마나 위험한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학생이 교사에게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로도 폭력, 그것도 흉기를 사용한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다. 갈등은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고등학생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숙함이 요구되는 나이다. 그럼에도 감정에 휘둘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가정과 학교에서의 인성 교육 부재, 그리고 점점 약화되고 있는 교사의 권위 역시 원인 중 하나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일부에서는 학업 성적만을 중시한 나머지 인성과 윤리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공부만 잘하면 잘못을 눈감아 주려는 왜곡된 인식 또한 문제를 키우는 요인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벌어진 잔혹한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중한 처벌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사건 대응을 넘어 교육 현장 전반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교권에 대한 도전은 더 이상 개인 간 갈등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교육 시스템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다.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공간을 넘어, 올바른 가치관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업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교사의 권위를 바로 세우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 다시는 학교에서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BEST 뉴스
-
[상식더하기]절대 상대의 열등감을 건드리지 마라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열등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가장 큰 열등감을 느낄까. 대개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평가를 받을 때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일수록 그 감정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 -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축제의 매력에 빠지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취재를 위해 주말 오후 세종 조치원복숭아축제장을 찾았다. 조치원복숭아축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다. 이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 '과연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
[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 -
“오늘도 수고했다”… 나 자신에게 건넨 위로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인터뷰 약속이 있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세종을 출발할 때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씨였다. 구름이 잔뜩 낀 탓인지 습도까지 높아 몸은 쉽게 지쳤고, 마음도... -
이용객 500만 시대 청주국제공항, 향후 과제는?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국내외 정세의 불안정 속에서도 청주국제공항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고환율·고금리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꾸준히 증가하며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 -
목소리는 최고의 명함이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왠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