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는 스피치의 시대이자 웅변의 시대라고들 한다. 우리 주변을 보면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반대로 말주변이 부족한 사람은 그런 사람 앞에서 주눅이 들기도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사람을 두고 “말을 잘한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올바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말이 조금 매끄럽지 않더라도 그 안에 깊이와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짜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용이 없는 말은 결국 공허할 뿐이며, 상대를 움직일 힘도 없다.
살다 보면 순탄한 날도 있지만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갈등에 부딪히는 순간도 많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시키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 즉 설득의 내공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을 설득하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말이 길어질수록 감정이 상하고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말의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로는 자신의 주장을 조금 내려놓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작은 배려와 이해가 오히려 문제를 더 쉽게 풀리게 만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단순한 원리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사람은 자기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한 번 신뢰를 잃게 되면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믿음을 주기 어렵다. 그래서 평소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상대의 표정, 말투, 태도만으로도 그 사람의 성품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대체로 예의 바르고 배려심이 있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고,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반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인간관계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잘 맺는 사람은 어느 정도 삶을 잘 살아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고, 서로 기대고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인간관계에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한 곳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자의 아픔과 사연이 있다. 복잡하고 치열한 세상을 벗어나 평온하게 쉬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필자 또한 가끔은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모든 것을 잊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다 보면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욕심은 조금씩 옅어지고, 이제는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길어야 백 세 인생이다.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시간만큼, 이제는 여행도 다니고 세상을 넓게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작은 행복을 누리는 삶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싶다.
행복은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왕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웃으며, 가볍게, 그리고 따뜻하게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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