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지난 주말, 괴산에 있는 필자의 농막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칠성면에서 열리고 있는 별별락장 축제에 잠시 들렀다.
축제장 주변은 축제를 즐기러 온 차량들로 가득했다. 주차할 곳을 찾아 한참 둘러보았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워 축제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뒤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했다.
축제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였고, 본무대에서는 초청가수의 공연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날씨는 무척 더웠지만 관람객들은 더위도 잊은 채 가족,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만끽하고 있었다. 초청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사람들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듯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숨겨 두었던 끼를 마음껏 발산하기도 했다.
올해로 4회를 맞은 이 축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감성존에서는 이발소 분장 체험, 추억의 간식과 잡화점, 옛날 의상을 입고 사진 찍기, 걱정우체통 등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옛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특히 체험공간 가운데 60년 경력 장인의 작업실을 재현한 '칠성 민속대장간' 전시관이 인상적이었다. 전시관 앞에서 울려 퍼지는 쇠 두드리는 소리는 어린 시절 대장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망치로 두드려 낫을 만드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현대 사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기에 더욱 정겹게 다가왔고, 사람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끌어내는 공간이 되기도 했다.
감성존과 버스킹 공연, 추억의 놀이터를 둘러보며 체험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배가 출출해졌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아내와 함께 먹거리 장터를 찾았다. 테이블마다 방문객들로 가득해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지만 조금 기다린 끝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며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열무국수와 빈대떡 어때요?"
아내는 좋다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문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음식이 나왔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먼저 시원한 열무국물 한 모금을 마셨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고, 더위가 한순간에 가시는 듯했다. 쫄깃한 면발은 어머니가 해주시던 국수를 떠올리게 했다.
일반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고 가격도 저렴해 만족스러웠다. 일부 축제장에서 문제가 되는 바가지요금이나 부실한 음식은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웃과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었다.
아마 이것이 면 단위 축제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람 냄새가 나고 정이 넘치며,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모처럼 맞은 휴일, 아내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색소폰 연주와 댄스공연을 관람했으며, 제기차기와 딱지치기 같은 추억의 놀이도 즐겼다. 그 시간은 무척 행복했고, 레트로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축제를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뜻깊은 하루였다. 별별락장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잊고 지냈던 추억과 정을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마을 축제였다.
BEST 뉴스
-
[데스크칼럼]세계를 경험하는 교육이 미래를 만든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현대사회는 글로벌 시대다.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세상과 접하기 위해서는 직접 해외에 나가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라는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 역시 교실 안에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 -
[데스크칼럼]“사람은 본 만큼 생각하고, 경험한 만큼 꿈꿀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이들에게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직 모르겠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꿈이 없는... -
6,000원의 행복, 이 정도면 감동이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무실에서 한참 기사를 쓰고있는데 지인에게 전화가 왔다. 시간이 괜찮으면 함께 점심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마침 선약이 없었던 터라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지인은 세종시 부강면에 있는 한 한식뷔페 식당의 주소를 알려주며 약속한 시간에 맞춰 오라고 했다. 취재 기사를 마무리하고 ... -
[데스크칼럼]행정수도 특별법, 이번에는 반드시 매듭지어야
김지온 취재본부장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이라는 구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 지역 정가는 물론 시의회와 시민단체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호 세종시장 역시 이... -
[데스크칼럼]의정비 인상, 시민이 납득할 근거가 먼저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실제로 청주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월정수당은 7%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회는 당초 내년도 월정수당을 14.1% 인상해 달라고 의정비심의위원회에 요구했다. 그러나 의정비심... -
[데스크시각]상가공실 발상을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충청권 상가 공실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 상가시장에 적색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게 문을 닫은 빈 점포가 늘면서 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