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지방은 지금 인구 감소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다. 젊은 세대의 수도권 집중과 저출산·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전국 곳곳이 ‘인구소멸지역’이라는 이름표를 달게 됐다. 충북 보은군 역시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현실 속에서 지역의 미래를 고민해 왔다.
그러나 최근 보은군은 단순히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주 여건 개선, 귀농·귀촌 활성화, 생활인구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구소멸이 숙명처럼 여겨지는 시대에 보은군의 변화는 지방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역 활력 회복의 해법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은군은 월 15만 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인구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보은군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한 이후 일주일 만에 263명이 전입했으며, 하루 평균 37명꼴의 인구 유입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는 3만695명에서 3만910명으로 증가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인구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과 청년마을 사업, 다양한 귀농·귀촌 지원 정책도 인구 유입에 힘을 보탰다고 덧붙였다. 이는 보은군이 인구 유인을 위해 꾸준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보여준다.
사실 보은군은 지난해 11월 인구가 3만229명까지 감소하면서 3만 명 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3만1000명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은 대부분 지방에 집중돼 있다. 정부가 지정한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에 더해 보은군은 이번에 강원 화천군, 전북 진안군, 전남 구례군 등과 함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됐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정부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이번 사례는 이 제도가 인구 유입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보은군은 올해 8월부터 기본소득 15만 원에 지방소멸대응기금 1만 원을 더해 모든 군민에게 월 16만 원씩 지급할 계획이다.
보은군의 인구 증가는 분명 고무적인 성과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지방소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구감소지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일시적인 지원책만으로는 인구 감소 흐름을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
지방소멸은 단순히 인구의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 교육, 의료, 주거, 문화 등 지역의 삶 전반과 맞닿아 있는 구조적 문제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같은 지원 정책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한 인구 유입과 정착을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 인프라 확충, 청년층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넘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 지방소멸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임시방편적 처방만으로는 지방의 미래를 지켜낼 수 없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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