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엇이든 잘 아는 듯 행동하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믿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생각이 깊고 인품이 있는 사람은 말을 아끼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 반면 내면에 열등감이 많거나 생각의 폭이 좁은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조금 아는 지식이나 경험만으로도 자신이 가장 뛰어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이 인간관계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마다 성격과 취향,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이어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원만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대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불필요한 갈등과 마찰을 줄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잘난 체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외면하거나 거리를 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좋은 관계를 이어가려면 먼저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때로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도 모르는 척 들어주는 여유가 상대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필자가 아는 한 지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그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고 스피치 능력도 뛰어나다. 만날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나 어느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던 경험을 들려주곤 한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지만, 필자는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귀 기울여 듣고 때로는 맞장구를 치며 호응해준다. 그러면 그는 더욱 신이 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물론 “그 이야기는 전에 들었던 내용입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존중한다는 생각으로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열리기 마련이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면 오히려 상대가 나를 신뢰하고 가까이 다가오게 된다.
상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식과 정보, 뛰어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리더에게 전문성과 역량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존경보다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
사람의 본성은 자신보다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 앞에서는 쉽게 물러서지 않으려 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강한 모습을 보이려 한다. 그러나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너그러운 마음을 보이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려는 마음도 갖고 있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조절할 줄 안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의 마음을 읽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편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이것 역시 중요한 소통의 기술이며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이미 여러 번 들었던 내용이라도 때로는 모르는 듯 들어주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그러면 나의 목적도 이루고 상대에게도 만족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큰 힘은 상대를 이기려는 지식이나 권위가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상대의 마음을 읽고 함께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처세의 지혜이며 좋은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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