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는 날이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가마솥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기온이 치솟다 보니 외부 활동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잠시만 밖에 서 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지 않는 체질인 나조차도 요즘은 조금만 걸어도 이마는 물론 등줄기를 타고 땀이 줄줄 흐른다. 몸이 예전보다 약해진 탓인지, 아니면 기후 변화 때문인지, 어쩌면 두 가지 모두가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은 아직도 30대인데 막상 운동을 하려고 하면 몸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세월 앞에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일까. 학창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6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서글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친구들과 지인들은 대부분 퇴직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제2의 인생을 위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만큼 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남은 시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다. 마냥 쉬기만 하기에는 삶이 너무 길다.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달이 지나면 무료함과 답답함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등산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언젠가 한계를 느낄 수 있다. 결국 사람은 새로운 목표와 삶의 활력을 찾게 된다.
흔히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은 줄어들고 체력은 떨어진다. 건강이 있어야 걷고,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삶을 즐길 수 있다. 건강을 잃고 난 뒤 아무리 좋은 약을 먹고 보양식을 챙겨도 이미 늦을 수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투자다.
주변에는 독서를 즐기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친구들과 테마여행을 다니는 사람도 있다. 동호회에서 골프를 치거나 조기축구를 하며 건강과 친목을 함께 챙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어 자신만의 취미를 갖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들과 교감하며 새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매달 한 번씩 트레킹을 하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함께 걷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친목을 쌓는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행복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는 지금도 언론인으로서 취재 현장을 누비고 있다. 큰 이슈나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만큼 바쁘다. 기자라는 직업은 힘들지만 그만큼 매력도 크다. 취재를 하고, 사실을 확인하며, 한 편의 기사를 완성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닐 정도로 기자라는 직업은 큰 자부심을 안겨준다.
수십 년 동안 언론계에 몸담으면서 취재 환경은 참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 정보는 훨씬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해외 어디에서든 기사를 작성해 즉시 송고할 수 있다. 자신이 쓴 기사가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올 때의 뿌듯함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물론 기술과 문명의 발전 덕분에 세상은 훨씬 편리해졌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뉴스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200자 원고지에 기사를 써 내려가던 시절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지금처럼 빠르지는 않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담아 기사를 완성하던 그 과정만의 아날로그 감성과 매력이 분명 있었다.
나는 지금 참 행복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여전히 취재 현장에서 현직 기자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 중의 축복이며, 그 자체가 행복이다. 퇴직 후 하루 세 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삶을 생각하면 답답함이 먼저 떠오른다. 아직도 현장을 누비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나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단순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삶이 익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음식도 숙성될수록 깊은 맛을 내듯, 사람도 세월을 통해 지혜와 품격을 갖추게 된다.
앞으로도 살아갈 날은 많다.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취재 현장을 누비며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싶다. 삶의 행복은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과 의지에 달려 있다. 행복은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늘도 그 믿음을 가슴에 새기며 힘차게 외쳐본다.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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