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가마솥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일상생활이 불편한 정도를 넘어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의 기후도 점차 변하고 있다. 어느새 여름은 동남아시아 못지않은 강한 폭염이 일상화되는 계절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경남 양산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1.4도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는 2018년 강원 홍천이 기록한 41.0도를 넘어선 것으로, 우리나라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다. 양산에서는 사흘 연속 40도를 웃도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일상은 물론 노약자의 건강과 산업 현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서민들에게 폭염은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온다.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에어컨을 사용하고 싶어도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마음껏 틀지 못하고,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여름을 버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폭염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계절마다 뚜렷한 특징을 보였던 우리나라 기후가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이 반복되는 나라로 변하고 있다. 평균기온 상승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다. 여기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을 저장하는 도시열섬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도심의 체감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록적인 폭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도 40도를 넘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일부 지자체가 편의점과 같은 생활 밀착형 무더위 쉼터를 확대하며 시민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도시 녹지 확대와 기후 적응형 도시 조성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개인 차원의 대비도 중요하다. 기온이 가장 높은 한낮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탈진과 온열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주변의 노약자와 취약계층이 폭염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양산의 41.4도라는 기록은 단순히 높은 기온을 의미하는 숫자가 아니다. 우리 곁에 다가온 기후위기의 현실을 보여주는 분명한 경고다. 폭염은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대비해야 할 사회적 재난이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국민 모두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우리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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