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대학 간 통합은 치밀한 계획과 구성원들의 공감이 전제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통합이라도 충분한 준비와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되지 않으면 시간만 허비하고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충북대학교와 국립한국교통대학교의 통합 추진 과정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양 대학의 통합은 글로컬대학30 지정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고, 교육부가 요구한 보완서류조차 제출하지 못하면서 당초 목표였던 2027년 통합대학 출범은 사실상 무산됐다. 그럼에도 양 대학은 통합 자체를 포기하지 않고, 일괄 통합 대신 단계별 통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27년 3월까지 재정과 인사 등 행정 분야를 먼저 통합하고, 이후 2028년 3월까지 학사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통합대학 본부는 먼저 출범하지만 신입생 모집과 학사 운영은 1년간 기존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애초부터 충분한 준비와 구성원 설득, 그리고 체계적인 계획과 지속적인 소통이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다. 섣부른 추진은 결국 통합 일정을 늦추고 구성원들의 혼란과 불신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양 대학은 이미 같은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했던 경상국립대학교 사례를 교육부에 제시했으며, 다음 달 구성원 투표를 통해 단계별 통합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통합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과정은 통합 추진 과정에서 준비 부족과 구성원 의견 수렴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대학 통합은 단순히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행정 절차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성공적인 통합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에서 시작된다. 지금이라도 충분한 소통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통합을 완성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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