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여름방학이지만 아이들은 쉬는 대신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학원가는 특강과 선행학습이 한창 진행되면서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반면 학부모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에 허리가 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지만, 생활이 빠듯한 가정에서는 아이들의 학원비를 마련하는 것조차 큰 부담이다.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월급 300만 원 가운데 절반인 150만 원을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면서까지 사교육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주변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우리 아이가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부담을 알면서도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방학이 되면 상당수의 학원은 정규수업 외에도 특강반을 운영하면서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청주지역의 한 학원에서는 중학생 영어와 수학 특강을 수강하려면 과목당 35만 원을 내야 한다. 결국 방학은 아이들에게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학부모들에게 더 큰 교육비 부담을 안겨주는 시기가 되고 있다.
실제로 초·중등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방학 계획으로 학원 특강 참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학기 학습을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방학이 더 이상 쉼과 재충전의 시간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교육에 집중하는 기간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오늘날은 경쟁이 치열한 시대다. 그러나 방학만큼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미활동과 독서를 하며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다양한 체험과 추억을 쌓으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것도 성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현실은 안타깝고 씁쓸하다.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몰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예전보다 약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공교육이 지금보다 더 내실을 갖추고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든다면 사교육 의존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반대로 공교육의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아이들은 계속 학원으로 향할 것이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방학만이라도 아이들이 공부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부모들도 학원비 걱정보다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응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아이들이 마음껏 쉬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방학, 그리고 부모들이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육환경이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BEST 뉴스
-
[상식더하기]절대 상대의 열등감을 건드리지 마라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열등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가장 큰 열등감을 느낄까. 대개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평가를 받을 때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일수록 그 감정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 -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축제의 매력에 빠지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취재를 위해 주말 오후 세종 조치원복숭아축제장을 찾았다. 조치원복숭아축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다. 이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 '과연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
[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 -
“오늘도 수고했다”… 나 자신에게 건넨 위로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인터뷰 약속이 있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세종을 출발할 때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씨였다. 구름이 잔뜩 낀 탓인지 습도까지 높아 몸은 쉽게 지쳤고, 마음도... -
목소리는 최고의 명함이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왠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
[데스크칼럼] 거대한 사업보다 빛나는 괴산의 세심한 행정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살인더위'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경남 양산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인 42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도 아프리카나 유럽 못지않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