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훌쩍 넘나드는 날이 이어지면서 도심의 아스팔트와 건물은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아파트와 상가, 도로 곳곳이 거대한 찜통처럼 달아오르면서 시민들의 여름나기도 어느 때보다 고단하다.
김지온 취재본부장
이럴 때면 사람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시원한 물과 숲을 찾아간다. 뜨거운 도심을 벗어나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짙은 녹음이 드리워진 산과 계곡은 그 자체로 훌륭한 피서지가 된다.
가족과 함께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더위를 식기는 모습, 친구나 연인끼리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하다.
충남 공주의 동학사 계곡과 충북 괴산의 쌍곡계곡은 대표적인 피서 명소다. 접근성이 좋아 대전·충청권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쌍곡계곡은 수정처럼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아름다운 산세가 어우러져 한여름 무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식고, 시원한 물소리와 푸른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일상에서 쌓인 피로까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바다를 찾는 피서객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충남 태안과 안면도는 탁 트인 바다와 넓은 해변을 품은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다.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도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해변은 활기를 띤다.
손주들과 함께 해변을 찾은 가족들은 물장구를 치고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웃음꽃을 피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즐거운 대화가 어우러진 해변의 풍경은 그 자체로 여름의 한 장면이다.
폭염을 피해 계곡을 찾은 한 피서객은 “한낮 기온이 35도를 웃돌면서 잠시만 뙤약볕에 서 있어도 숨이 막힐 정도인데, 계곡물이 흐르는 시원한 곳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더위가 가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바다와 계곡은 단순한 물놀이 공간을 넘어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자연의 쉼터다. 뜨거운 도심을 벗어나 푸른 숲과 맑은 물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숨 가쁘게 달려온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는 만큼 지켜야 할 것도 있다. 무엇보다 물놀이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계곡은 겉보기에는 물이 얕아 보여도 곳곳에 수심 차이가 있고, 물에 젖은 바위는 매우 미끄럽다. 자칫 발을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물놀이를 할 때는 자신의 수영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어린이와 함께 계곡이나 바다를 찾았다면 보호자의 세심한 관심도 필수다.
환경보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즐겁게 머문 자리에 쓰레기를 남겨서는 안 된다.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고, 자연을 훼손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우리가 잠시 머물렀던 계곡과 해변을 다음 사람이 다시 깨끗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바다와 계곡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무한한 피서 공간이 아니다. 안전을 지키고 환경을 아끼는 작은 실천이 뒤따를 때 비로소 자연이 주는 즐거움도 오래 이어질 수 있다.
펄펄 끓는 도심의 열기 속에서 맑은 계곡물과 푸른 숲, 탁 트인 바다는 우리에게 잠시 숨을 돌릴 여유를 선물한다. 폭염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소중한 쉼터인 셈이다.
뜨거운 여름, 자연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더 많아지고 있다. 계곡과 바다에서 더위를 식히되 안전을 지키고 자연을 보듬는 마음까지 함께한다면, 올여름은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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