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시인.수필가
부모의 사랑으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고, 때가 되면 혼인하여 달콤한 신혼생활(新婚生活)을 하고, 얼마 후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열심히 기르고, 언젠가는 은퇴하여 인생의 황혼기를 맞으며, 천명(天命)을 받아 생(生)을 마감하는 것을 아마도 인간의 보편적 삶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부모를 잘 만나 부족함 없이 살고 자신의 꿈을 이루며, 속 썩이는 배우자나 자식이 없고, 건강하게 장수하고, 즐겁게 살다가 고통 없이 편안히 죽는다면, 이는 누구나 바라는 꿈같은 삶이다. 어디 그런 꿈같은 삶이 쉽게 찾아올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아마도 상당수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심장질환이나 소아마비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 부모의 요절로 어쩔 수 없이 소년ㆍ소녀 가장이 된 아이,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사고나 질병으로 죽는 아이 등 고난의 모습은 실로 다양하다. 그러면 편안히 잘사는 자들과 고난의 삶을 사는 자들의 현격한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과연 국가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부모나 환경을 원망해야 하는가. 아니면 현재의 충분치 않은 사회안전망에 의존해야 하는가. 현실적으로 해결책은 그리 녹록치 않다. 위안을 삼자면 그래도 북한이나 아프리카 같은 최빈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과 몇 배의 고통(苦痛)이 수반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어느 정도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정치ㆍ경제ㆍ사회제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확실하게 공평(公平)한 것이 있다면, 인간의 수명은 길어야 120세라는 것이다. 수조원의 재산가나 절대 권력자도, 인기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도, 천재(天才)나 미인(美人)도 모두가 나이가 들면 죽는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공평한 것인가. 세상을 뒤흔들던 이들도 때가 되면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잘살려고 고군분투(孤軍奮鬪)하지만 결국은 한 줌의 재가 되거나 흙에 묻힘으로써 허망한 인생을 마감한다. 그렇다면 인간이 특별한 존재는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남을 괴롭히고 빼앗고 속이고 죽이는 것들이 얼마나 한심한 짓인가.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우리의 이러한 이기적 삶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양심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양심을 회복할 수가 있을까. 죽음을 늘 생각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삶이 필요하다. 죽어가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죽음 앞에선 늘 경건하고 엄숙해진다. 우리는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남을 배려하고 겸손히 살아야 한다. 그래야 갑자기 죽음이 닥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며 그동안의 삶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늘 죽음을 생각하고 양심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인간의 육체는 영원히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죽음에 대비하고 겸손(謙遜)하게 자신을 변화시키고 양심적(良心的) 인간(人間)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한민국헌법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자를 개인적 양심, 후자를 직업적 양심이라고 한다. 양심은 이타적(利他的) 양심이 돼야지 이기적 양심이 돼선 안 된다. 수사나 재판도 사심 없이 공평하고 정의롭게 양심에 의거해야 한다. 양심을 회복하여 위기를 양심으로 해결하고, 시기․질투․교만․이기적 사고를 사랑과 칭찬과 겸손과 이타적 사고로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는 죽음을 늘 생각하고 양심을 회복하여 남을 배려하고 선(善)과 덕(德)을 베풀고 후회하지 않는 떳떳한 인간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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