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제발 살아와 주길 바랐는데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다니요. 너무 슬프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최근 폭우로 청주 오송 궁평2 지하차도를 통행하다 사고를 당한 동생의 사진을 끌어안고 한 유족이 눈물을 글썽이며 이같이 말했다.
오송 궁평2 지하차도 끔찍한 침수 사고는 15일 오전 8시45분에 발생했다. 이 사고로 14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에는 결혼한지 두 달밖에 안 된 초등학교 교사, 자식에게 손을 벌리기 싫다며 휴일임에도 청소일을 나간 70대 어머니, 3남매를 둔 치과 의사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잇따르면서 가족들은 물론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이번 사고는 미호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궁평2 지하차도로 들어차면서 발생했다. 장마를 앞두고 제방만이라도 튼튼하게 쌓고 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이런 끔찍한 일은 막을수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다 관할 행정기관이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등 매뉴얼에 따라 대처만 잘했어도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없었다. 참사가 발생한 15일 사고발생 42분전에 차량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참사를 막지못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행정당국이 제때 대처를 못한 것은 큰 잘못이다.
이러한 것을 짐작해볼때 이번 궁평2 지하차도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닌 관재, 아니 인재라 할 수 있다. 사건 발생을 놓고 관계기관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지하차도 관리처인 충북도는 갑자기 강물이 들이닥쳐 손쓸 겨를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고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연락을 받고도 충북도에 전달하지않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않은 청주시는 행복청에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
흥덕구청은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전화로 홍수 경고를 전달받고 시청에 조치를 했다면서 도로는 충북도 소관이라고 발뺌했다.
제방부실과 지하차도 미통제 사이에 기관들은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주장해 또 한번 유가족들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내 책임이라고 나서는 기관은 없고 책임회피에 급급한 이들을 보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혈세를 받는 이들의 행태를 보면서 또 다른 재난이 발생했을 때 공공기관의 말을 믿고 따를수 있겠는가. 오송 궁평2 지하차도의 경우 사전 차량통제만 잘 했어도 멀쩡한 사람들이 죽고 차량이 침수되는 일은 없었다. 폭우의 상황에서 매뉴얼을 지키지않고 통제를 하지않은 이유가 정말 궁금하다.
이번 참사로 원인규명을 위해 국무조정실이 감찰에 착수했고 경찰도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하차도 참사에 대해 한점 의혹없이 철저히 수사해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기관의 책임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고 공직자들의 안이한 자세도 뜯어고쳐야 한다. 그리고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사후 대처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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