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시인.수필가
남편이 경영하는 회사의 중역인 한 여성은 동료직원과 남몰래 통정을 하면서도 남편을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태연하게 대한다. 이 여성의 남편은 자기 아내가 부하 직원의 아이를 임신했었던 사실 또한 전혀 모른다.
남편이 평생 육체노동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은다.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재취업하여 열심히 육체노동을 한다. 남편이 출근하면 전신 마사지(massage)를 받는다. 전신 마사지 후 애인을 만난다. 애인과의 밀애를 즐긴다.
육체노동을 하는 남편의 손은 꺼칠꺼칠하지만, 간부인 애인의 손은 참 부드럽다. 애인의 손길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남편에게는 밥 한 그릇에 김치나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대접하지만, 애인에게는 소고기나 회를 대접한다. 애인 복이 있는 남자는 팔자가 늘어졌다. 하지만 그 남자의 아내는 성적으로 그만큼 굶어야 하니 참으로 불쌍하다.
애인이 아니라도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일부 여성의 통렬한 각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한국성과학연구소가 5대 도시 기혼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답한 사람이 63%, 남편 이외의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느냐는 질문에 23%가 있다고 답했고, 1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여기서 잘 모르겠다는 것은 절대 안 된다가 아니다. 결국 80%의 여성이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셈이다. 믿기지 않고 믿고 싶지 않은 사회현상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도 요즘은 내가 해도 남이 해도 다 로맨스로 바뀌는 세태가 됐다는 의미이다.
채팅 사이트는 물론 동창회나 동호회 사이트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쉬운 만남이 주선된다. 통계적으로 애인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동창회 사이트나 채팅 등을 통해 남자를 만났다고 응답한 데서 알 수 있다.
한국여성심리학회 동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기혼 여성의 성 가치관에 따르면, 기혼 여성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위기의 여성이다. 남편이 아닌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이유는 남편에게 싫증을 느껴서가 37.8%, 술 마시고 우발적으로가 22.2%,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서가 13.3%, 기타가 26.7%이다. 이러니 의처증이 안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현모양처들이 들으면 “설마 그럴 리가? 하겠지만, 남편 없인 살아도 애인 없인 못 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들리는 세상이다.
애인 있는 여자일수록 남편 앞에서 표정 관리를 잘하게 마련이니 남편이 속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대다수의 남편은 자기의 아내는 매우 정숙(貞淑)하다고 믿으며 산다.
인간이 아무리 정욕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이따가 애인 만날 생각을 하며 아침부터 신바람이 난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하는 몇몇 남편들이 불쌍하다. 망언다사(妄言多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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