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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내 마음에 잔잔한 위로를 준 새 소리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4.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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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나만의 휴식 공간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평일 시간이 나거나 주말이면 괴산 농막에 간다. 

이번에는 비가 많이 와서 혹시 농막과 밭에 피해가 없는가 해서 가 보았다. 도로 일부만 파였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농막에 가면 할 일은 많다.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밭 옆에 파인 길을 흙으로 메꾸고 굴러온 돌을 옆으로 치우고 비로 씻겨 내려간 뚝을 보수했다. 

평소 해보지 않은 일이라 힘은 들었지만 이젠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펜만 잡다가 육체 노동을 하려니 어딘가 어설프지만 나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휑하던 농막 주변도 멋지진 않지만 나무와 장미, 그밖에 꽃도 심어 그런대로 볼만은 하다. 토사가 내려올까봐 돌로 쌓아 사전 대비하기도 했다. 

돌을 일일이 주워다가 쌓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돌을 쌓다 손이 찧겨 손톱이 빠져 나갔지만 훈장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농막을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다른 지역보다 날씨가 좀 춥다. 주말 괴산은 영하의 날씨처럼 너무 추웠다. 갑자기 기온이 내려 가니 적응이 잘 안됐다. 

또 농막 주변에는 낙엽이 여기저기 흩날려 쌓여 있었다. 가을이 점점 깊어감을 몸소 느꼈다. 혼자 낙엽을 밟으며 상념에 잠겨보기도 했다. 

가을은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좋기도 하지만 웬지 생각이 깊어지고 나만의 세상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든다. 4계절 중  필자는 이유없이 가을이 좋다.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고 혼잡한 도시를 잠시 벗어나 시골 농막에서 모든걸 잊고 일하며 휴식을 취하는 것은 너무나 행복하다. 이곳에 오면 일단 마음이 안정되고 모든 잡념이 없어진다. 짧은 시간이지만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필자만의 특권인 것 같다.

도시의 화려함과는 대조되는 이 단순함이 오히려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내가 너무 복잡한 것들을 쫓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박하지만, 이곳은 진정한 평화의 공간이었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나무들 사이로 들리는 새소리는 내 마음에 잔잔한 위로를 주었고, 그 소리 속에서 나는 한참을 서서 자연과 대화를 나누었다.

해가 저물 무렵, 농막 앞에서 노을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산자락 너머로 지는 해는 일상 속의 소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주었다. 

괴산에서의 하루는 분명 짧았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곳, 바로 이곳 괴산 농막에서 나는 참된 휴식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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