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연순/ 세종시 거주
오래전 일이 아직도 나에게 삶의 지침표가 되는 이야기다.
내가 20대 때 부처님 오신날이 지나고 자귀꽃의 솜털같은 붉은색 꽃잎이 만발하던 계절. 난 수덕사를 방문 한 적이 있다. 예산에서 천안 가는 버스를 탔다 내 옆 자석은 비어있고 난 초여름 차창 밖의 푸르름을 보고 있다.
천안을 향해가던 버스는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승객을 더 태웠는데 그때 빈 자리였던 내 옆 자석에 좀 시골스러운 남성이 앉았다, 그때는 중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이들어 생각하니 조금 젊은 남자였으리라...
그는 검정 비닐봉지에 뭔가를 들고 내 옆 빈자리에 앉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조금 후 검정 비닐에서 뭔가를 꺼냈는데 풋 복숭아 였다. 그는 손을 내밀어 내게 그 복숭아를 먹으라고 했다 .난 사양하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덜컹거리며 흔들리고 있어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신작로의 포장을 벗겨내어 울퉁불퉁 자갈과 흙길이 나타났다 도로 포장을 새로하기 위해 공사를 하는 구간이었다.
그때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갑자기 왜 이리 차가 흔들려 ,라고 하더니 순간 말을 바꿔 혼잣말을 한다. 이 까짓 차가 잠깐 흔들리는건 별거 아니지 살다보면 우리 인생도 흔들리는데 .....
그 사이 공사 구간을 지난 버스는 정상의 속도로 흔들림 없이 제 속도로 달리고 있다.
그때 난 내 인생의 지침이 된 한 귀절의 문장이 뇌리에 박혔다.
이 또한 지나 가리라.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난 카드를 꺼낸다
그래 지금은 내 인생에 도로의 포장을 새로 하는 공사 구간 이라고....
이제 어디를 가든 경로 우대를 받는 나이.
그때 그 허수룩해 보이던 아저씨는 나에게 명언을 남겼고 살면서 커다란 굴곡이 여러 번 찾아왔으나 그럴 때마다 굴복하지 않고 잘 견디어 온 힘은 화장대의 거울에 이 또한 지나 가리라; 메모해서 붙여 놓으니 아침 저녁으로 그 글귀가 눈에 익혔고 머릿속에 새겨졌다. .
그 어려웠던 시기들을 견디어 온 힘은 한 귀절의 그 메모가 지금 이 글을 쓰게 되지 않았을까.
모든 것은 지나가고 내일은 새로운 날이 온다. 우리는 언제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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