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어둠이 몰려오는 크리스마스 저녁, 와이프와 함께 청주에서 열린 음악회를 다녀왔다. 지인의 초청으로 가게 된 그 음악회는 사실 큰 기대 없이 갔던 자리였다.
필자는 이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음악회가 특별할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회가 시작되자, 그동안의 선입견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작은 무대에서 펼쳐진 그들의 연주와 노래는 기대 이상이었다.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예상보다 훨씬 협소했다. 필자는 ‘이곳에서 음악회가 제대로 될까?’ 하는 의문을 품었지만, 음악회가 시작되자 그 생각은 모두 바뀌었다.
첫 번째 연주로 시작된 바이올린의 선율은 차가운 겨울 날씨와는 정반대로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음악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던 필자조차도, 바이올린의 밝고 경쾌한 선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연주가 아닌, 진심이 담긴 선율로 내 마음에 스며드는 듯했다.
이어지는 첼로의 연주도 감동적이었다. 바이올린의 가벼움과 경쾌함에 비해, 첼로의 깊고 서정적인 음색은 나를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두 악기의 상반된 선율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음악의 무한한 매력을 새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이 음악회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2부에서 펼쳐졌다. 성악가의 무대였다. 그가 첫 음을 내자, 나는 그 목소리에 압도되었다.
그는 체구는 작지만,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굵고 묵직한 목소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테너 특유의 밝고 강한 음색은 마치 내 가슴 속까지 뚫고 들어오는 듯했다.
특히 ‘베사메무초’를 부를 때,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박수를 치며 함께 즐겼다. 그의 노래는 단순한 음성이 아니라 감정의 파도였다. 잔잔하게 시작한 노래가 점차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때, 그 폭풍 같은 음성은 관객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의 노래가 끝난 후, 관객들은 앵콜을 요구하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필자가 성악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무대는 그 모든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성악이 가진 깊이와 감동을, 가까이서 이렇게 체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뜻깊었다.
작은 무대였지만, 출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음악을 즐기는 그 모습은 매우 특별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모든 이들이 하나 되어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다.
한 관객은 연주와 노래가 끝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너무 행복해요!”라고 외쳤다. 그 진심 어린 반응은 공연에 대한 감사와 감동이었고, 그것은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무대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진행될수록 그 열기는 점점 더 커졌다. 출연자들은 관객들의 환호에 힘을 얻어, 하나하나의 음을 정성스럽게 쏟아내었다. 지방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음악이었고,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음악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그날의 아름다운 선율과 성악가의 고급스러운 목소리가 맴돌았다. 그것은 단순히 음악적인 감동이 아니라, 나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오는 감격의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오늘 하루는 그 어떤 날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앞으로도 또 다른 음악회가 기다려질 것이다.
이 작은 음악회는 나에게 음악의 진정성과 감동을 새롭게 일깨워주었고, 무엇보다 ‘크기’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진심을 담아 공연하는 사람들이 주는 감동이 얼마나 큰지를 몸소 경험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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