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그 감정은 마치 콩깎지가 씌운 듯 상대의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인다. 그 사람의 사소한 말씨나 작은 실수도 너그러이 용서하며 이해하려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랑이 식어가면, 그때는 달라진다. 예전에 좋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나쁜 점만 보이게 된다. 이것은 마치 물건의 유통기한이 지나듯, 사람 사이에도 유통기한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사랑이나 우정에 유통기한이 3년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더욱 짧아진 듯하다. 한때 상대 없이 살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던 관계가, 어느 순간 문을 닫은 듯 빠르게 변하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정이 떨어져 버린다. 이는 감정이 쉽게 식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친구 간에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친한 친구일수록 자주 만나지 말라고 조언한다. 편안하고 친하다고 자주 만나다 보면 서로의 단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고, 식상함으로 인해 초심의 좋은 감정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가끔 만나야 그만큼 대화의 주제도 생기고, 서로의 새로운 모습도 알게 되며 우정이 더욱 깊어질수 있다. 지나치게 자주 만나면 오히려 불편한 점만 보게 되고, 친밀함이 도리어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우정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친구는 그 사람의 잘못된 부분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이를 지적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진정한 우정이 아니다.
""상대방을 잘 알려면 한 번 싸워보라""는 말이 있다. 싸우고 나면 그 사람에게서 평소 보지 못했던 면모를 알게 되고, 그만큼 관계가 더 돈독해지기도 한다. 싸우지 않고서는 상대방을 진정으로 알 수 없다.
친구라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서로 돕는 관계여야 한다. 좋은 일만 있을 때는 누구나 좋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내가 어려움을 겪을 때 외면하지 않고, 옆에서 함께 해주는 사람이다.
오늘날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그런 친구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진정한 친구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나 우정은 모두 유통기한이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그 유통기한이 끝나지 않도록 서로를 아끼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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