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오후, 필자의 괴산 세컨하우스 주변에는 겨우내 쌓였던 눈들이 이제 다 녹아내리고, 봄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느껴진다.
지난주만 해도 겨울의 끝자락처럼 잔설이 남아 있었지만,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계절의 변화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가옴을 실감한다. 사시사철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자연의 변화 속에서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세컨하우스를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노송들은 언제 봐도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준다. 특히, 소나무를 사랑하는 필자에게 이 나무들은 단순한 조경을 넘어 생명력을 불어넣는 존재다. 소나무를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젊어지고,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
그래서 그 소중함을 알고 필자의 밭에도 4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면적에 에메랄드골드를 심었다. 어린 묘목을 심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필자의 키보다 더 자라났다.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 나무는 조경수로도 인기 있는 나무인데, 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이 그 자체로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필자와 세컨하우스를 하나로 이어주는 에메랄드골드는 자식처럼 정성껏 돌보고 있다.
마음이 복잡하거나 할 일이 많을 때면, 괴산호를 걸으며 마음을 정리한다. 날씨가 풀리면서 이곳을 찾는 가족, 친구, 연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휴일을 만끽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그 자체로 이곳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언덕은 이곳만의 고유한 풍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괴산호에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다. 연화협구름다리에서 바라본 괴산호의 장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봄이 다가오면 유람선이 운항하고, 그 배를 타고 주변의 경관을 둘러보며 봄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경칩을 앞두고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개굴개굴 울어대는 모습을 보니, 시골의 정겨움이 물씬 느껴진다. 어떤 사람은 개구리 소리가 애처롭게 들린다고 하지만, 필자에게 그 소리는 오늘따라 힘차고 아름다운 멜로디처럼 들린다. 이 소리는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귀한 소리 같다.
세컨하우스를 찾은 지인들과 함께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상치 못한 방문에 놀라면서도 반가운 마음이 교차했다. 우리는 젊은 시절의 추억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까지 서너 시간에 걸쳐 나누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생긴 주름이 세월의 흔적이라는 것을 느꼈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은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지에 대한 다짐이었다. 우리는 이제라도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자며 서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오늘따라 그 막걸리가 유난히 맛있게 느껴졌고, 기분 좋은 마음을 간직한 채 잠자리에 들 준비를 했다. 자연과 함께하며,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나누는 이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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