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5일 국무회의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세종시장은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지역의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된 밀어붙이기식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최 시장은 이번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 단순한 부처 이전을 넘어 세종시의 경제·사회적 기반과 행정수도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시민들의 안정적인 삶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수부의 세종 입주는 과거 여러 차례의 검토 끝에 결정된 백년대계였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중앙행정기관의 집중이라는 대원칙에도 부합하는 방향이었다.
이번 결정이 대통령의 공약 이행 차원에서 나온 것이란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이기에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정 운영은 단지 공약 이행 그 자체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책 실행 이전에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특히 국가의 장기적 행정 효율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서울에 남은 부처들의 추가 이전이 오히려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세종에 있는 부처가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이는 행정수도 완성의 흐름을 거스르는 역행이 될 수 있다.
또한 해수부 내부 공무원 다수도 부산 이전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정기관의 물리적 분산은 부처 간 협업의 비효율을 낳을 수 있으며, 막대한 이전 비용과 공무원들의 정주 여건 악화 등도 무시할 수 없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안을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행정적 논리와 법적 절차에 기반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동의다. 충분한 논의 없이 성급하게 추진되는 부처 이전은 결국 행정 혼란과 예산 낭비, 국민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세종시민들 사이에서 이미 허탈감과 실망이 퍼지고 있다. 대통령의 결단이 진정으로 국가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면, 오히려 지금은 속도보다 신중함이 더 절실한 때다.
공약 이행도 중요하지만, 국가적 전략과 미래지향적 시각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 문제를 다시 한번 원점에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세종시민들의 실망을 달래기 위한 후속 대책과 함께, 정책 추진에 있어 보다 투명하고 설득력 있는 접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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