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충청권 자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충청권에서 폐업신고를 한 자영업자(개인·법인)는 무려 10만2677명에 달했다. 이는 역대급 수치로, 지역경제의 심각한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이 3만9866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2만8659명, 대전 2만7690명, 세종 6462명 순이었다. 줄폐업은 한두 해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미 큰 충격을 받았던 자영업계는 이후에도 지속된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로 회복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의 정치적 불안정,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관세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역 자영업자들은 “탄핵 리스크와 세계 경제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토로한다. 소비 위축은 결국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폐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폐업하지 않았다고 해서 상황이 나은 것도 아니다. 자금 사정이 열악해 대출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이 많고,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들도 적지 않다. 일부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운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정부가 시행 중인 민생소비쿠폰 같은 대책은 일시적인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폐업을 막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영업자는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매출도 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폐업조차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 가게를 억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 하루하루 버텨내는 일이 생존이 된 현실이 씁쓸하다.
이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자영업이 무너지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 경제 기반의 붕괴를 의미한다.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제를 회복시키고, 자영업자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소비를 살릴 방안과 금융 지원, 세제 혜택 등 다방면에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자영업은 단지 생계의 수단이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다. 그 뿌리가 썩지 않도록,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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