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를 맞아 충북 전역이 추모 분위기에 잠긴 가운데, 김영환 충북지사의 경솔한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저녁, 청주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소속 청주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과 함께 술자리를 겸한 만찬을 가졌다. 문제는 그 자리에 동석한 시의원이 단체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해당 사진에는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고, 일부 인물들이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추모 기간 중 경건한 분위기를 해치는 부적절한 행동일 뿐 아니라, 이를 굳이 자랑하듯 공개한 태도는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 자리가 도정 현안인 돔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마루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해도, 술자리가 병행된 회식이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김 지사는 앞서 충북도청 공직자들에게 “오송참사 2주기 기간 중 음주 회식과 유흥을 자제하자”며 추모 분위기 조성을 당부한 바 있다.
직원들에게는 절제를 요구하면서 정작 본인은 이를 어긴 셈이다. 이는 공직자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도지사가 도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하고 사리 분별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식사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술을 곁들이고, 이를 사진으로 남겨 공개까지 한 것은 명백히 부적절한 처신이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린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는 또 한 번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김 지사를 향해 “오송참사를 막지 못한 장본인이 추모 기간 중 술자리에서 붉어진 얼굴로 현안을 논의했다는 변명은 구차하다”고 직격했다.
비판은 뼈아프지만,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누구보다 자중하고 추모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도지사가 스스로 경솔한 행동으로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번 일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도민 정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마땅하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 먼저 반성하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유가족과 도민 앞에 진심을 다해 사과하길 바란다. 그게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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