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전국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백경현 구리시장의 경솔한 처신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백 시장은 강원도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시점은 각 지자체가 수해 대응을 위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고, 인명 피해와 이재민 발생이 속출하던 엄중한 상황이었다.
폭우로 인해 주택이 무너지고 토사가 유출되며 하천이 범람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시장이라는 공직자가 시민과 지역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할 때에, 백 시장은 오히려 흥겨운 자리에 참여해 춤과 노래로 자리를 빛냈다. 식당 테이블에 술병까지 놓여 있었다는 목격담은 사태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백 시장은 ""시민 요청에 따라 참석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이 해명으로 모든 비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단순히 참석 여부나 음주 유무가 아니다. 그 자리가 과연 시장으로서 참석해도 되는 자리였는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상황이었는지를 판단하지 못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설령 시민의 요청이었다 해도,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를 고려했다면 그 자리의 성격은 달라졌을 것이다. 시민들은 재난 상황 속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이 위기 대응에 앞장서길 바란다. 그러한 기대를 져버리고 흥겨운 모습만 보였다면, 이는 시장으로서 자질을 의심케 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장의 책임은 무겁다.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공직자로서, 때를 분별하고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백 시장은 단순한 사과로 이번 사태를 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
도민의 정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재민들과 시민 앞에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진정한 사과는 책임 회피가 아닌,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이번 일은 구리시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례가 되어야 한다. 자연재해 앞에서는 그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백 시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고, 석고대죄의 자세로 시민 앞에 서야 한다. 그것이 시장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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