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살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어떤 이는 문제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며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내지만, 또 어떤 이는 문제를 외면하거나 오히려 더 크게 만들곤 합니다. 일이라는 것은 키우기 전에 수습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사소한 실수를 감추기 위해 상황을 방치하거나 왜곡하다가, 결국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알량한 자존심’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마치 진 사람처럼 느껴지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결코 패배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책임을 지는 성숙한 태도이며, 관계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성숙하고 지혜로워질 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떤 사람은 감정적으로 퇴행하여,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동하고 억울함만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상식적인 대화가 막히는 순간, 관계는 단절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종종 심리적인 방어기제에서 비롯됩니다. 자책감이나 수치심을 피하고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상황을 왜곡하거나 상대를 탓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죠. 하지만 그런 회피는 결국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고, 주변과의 관계를 갉아먹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람과의 소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면충돌보다는,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가 틀렸다’는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느꼈다’는 식의 표현이 효과적입니다. 구체적인 사실에 기반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방어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설득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는 것 또한 성숙한 선택입니다. 나의 감정과 태도를 먼저 점검하고, 지속할 만한 관계인지 판단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소통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결국, 사과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자기 성찰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 단순한 진리를 외면한 채 살아간다면, 진짜 불행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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