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고향 괴산은 한때 전형적인 산골이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마을 앞으로는 맑은 냇물이 흐르던 조용한 곳.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호롱불 밑에서 책을 읽고, 서울 한번 가려면 하루 종일 걸리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괴산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는다.
대표적인 변화의 중심에는 ‘산막이 옛길’이 있다. 괴산호를 따라 조성된 이 길은 자연과 사람, 그리고 시간이 함께 만든 길이다. 이름 그대로 옛날 사람들이 다녔던 산길을 정비해 만든 이 길은,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넘어선다.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걸을 수 있고, 일부 구간은 오르막과 계단이 있지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연리지, 등잔봉, 한반도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연이어 펼쳐지고, 숲과 호수, 벼랑과 암석들이 하나의 장면처럼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 길에는 자연의 숨결과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살아 있다. 바위 하나, 나무 하나에도 이름이 있고, 그 안에는 옛 사람들의 삶과 전설이 녹아 있다. 트레킹이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 정서적 울림을 주는 ‘이야기 여행’이 되는 이유다.
산막이 옛길의 종착점 근처에서는 괴산호 유람선을 타고 물 위에서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인근에는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쌍곡계곡, 꽃길과 강변 산책로가 매력적인 괴강 둘레길, 절경의 계곡인 화양구곡과 쌍곡구곡 등 다양한 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숙박시설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숲속 펜션, 자연형 민박 등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적합하며, 조용한 자연 속에서 하루쯤 쉬어가기에 충분하다.
괴산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청정한 자연환경이다. 공기, 물, 산, 계곡 모두 오염이 덜 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하고, 특히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둘레길을 함께 걸으며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편안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산막이 옛길은 2011년 개장 이후 빠르게 유명세를 얻었고, 한때 연간 15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방문했다. 한국관광 100선, 걷기 좋은 여행길 등에 연이어 선정되며 괴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현재도 괴산군은 산막이 옛길을 중심으로 생태휴양길, 방문자센터, 트리하우스 등 체험형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 도시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괴산의 숲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고, 자연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걷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오랜 기억과 정서까지 치유되는 경험이 될 것이다.
괴산은 여전히 고요한 산과 맑은 물을 품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이번 명절, 자연이 주는 선물을 괴산에서 받아보자.
BEST 뉴스
-
[상식더하기]절대 상대의 열등감을 건드리지 마라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열등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가장 큰 열등감을 느낄까. 대개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평가를 받을 때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일수록 그 감정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 -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축제의 매력에 빠지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취재를 위해 주말 오후 세종 조치원복숭아축제장을 찾았다. 조치원복숭아축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다. 이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 '과연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
[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 -
“오늘도 수고했다”… 나 자신에게 건넨 위로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인터뷰 약속이 있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세종을 출발할 때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씨였다. 구름이 잔뜩 낀 탓인지 습도까지 높아 몸은 쉽게 지쳤고, 마음도... -
목소리는 최고의 명함이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왠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
[데스크칼럼] 거대한 사업보다 빛나는 괴산의 세심한 행정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살인더위'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경남 양산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인 42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도 아프리카나 유럽 못지않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