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은은한 햇살이 내려앉은 화요일의 괴산. 청명한 가을 공기가 코끝을 스치며, 도심에서 느끼기 어려운 상쾌함을 안겨준다.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이 느낌은 도시의 탁한 공기와는 비교할 수 없다.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노란 물감으로 칠해놓은 듯한 논밭은 수확을 기다리며 고요한 생명의 울림을 전한다. 곳곳에는 이미 벼를 벤 자리도 보이지만, 아직 논에서는 고개를 숙인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가을의 냄새가 점점 짙어지고, 농부들의 피와 땀이 결실로 이어지는 순간이 다가온다.
올해도 풍년이 되어 농부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필자의 농막 주변 농작물도 무럭무럭 자라 이제 수확의 때를 맞이하고 있다. 들깨도 조만간 털어야 할 것 같다. 벌써부터 고소한 들깨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자연의 소리도 이곳의 매력이다. 새소리, 벌레 소리... 도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이 정겨운 소리들이 마치 노래처럼 귓가를 때린다. 이 조용한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과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것이 바로 시골과 도시의 차이점 아닐까 싶다.
심어놓은 나무들도 몰라보게 자랐다. 농막에 들를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단풍이 들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울긋불긋 물들 숲길을 걷는 그 기쁨은 또 하나의 새로운 추억이 될 것이다.
추억은 삶의 에너지다. 친구나 가족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계절의 이야기, 그 속의 사색은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가을은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자, 독서의 계절이다. 그런 시간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추억들은 그리움이 되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올해는 조금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나이가 들면 쓸쓸함, 외로움, 고독, 그리움이 밀려온다고들 하지만, 이를 이겨내는 방법은 삶 속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찾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올가을, 필자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그 이야기를 글로 남기며 내면을 더욱 풍요롭게 가꿔보고 싶다. 또한 가족과 더 깊은 소통을 나누고, 삶의 소중한 행복을 함께 느끼며 다음 계절을 준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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