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추석 명절이 어느덧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는 가족들과 둘러앉아 웃음꽃 피우며 따뜻한 밥상을 나누겠지만, 또 누군가는 홀로 조용히 명절을 보내야 합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은 원래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정을 쌓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요즘 명절 밥상머리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화제는 정치 이야기입니다. 서로 성향이 다르면 목소리가 높아지고, 결국 말다툼으로 끝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부자지간, 형제지간도 예외는 아닙니다. 정치가 오히려 가족 간의 정도 끊는 시대가 되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올해 추석만큼은 정치 이야기보다는 서로의 안부, 건강, 삶의 재미 같은 따뜻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가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큰 복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가족 없이 외롭게 명절을 보내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연세가 든 어르신들에게 명절은 오히려 더 외로운 시간입니다. 자식이 있지만 연락이 끊긴 채 수년째 만나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탑골공원처럼 어르신들이 자주 모이는 장소에서는 이런 외로움이 더 쉽게 눈에 띕니다. 팔각정이나 벤치에 앉아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때로는 신문을 보거나 또래와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방에서 상경해 고시원에 살고 있다는 한 어르신은 “하루 종일 TV를 보거나 동네 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때운다”고 했습니다. 자식과의 연이 끊긴 지 오래라며, 인생이란 참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 같다고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또 다른 80대 어르신은 “연휴 기간 자식들이 하루쯤 얼굴 보이고는 다시 간다”며, “생일날이나 겨우 음식점에서 한 끼 대접받는 정도”라고 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의 노인 복지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명절 기간에는 복지관도 문을 닫아 노인들이 갈 곳조차 없습니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건강이 나빠지면 돌봐줄 사람도 없습니다. 더 많은 노인 프로그램과 복지 정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단지 끼니만 해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서적 교류와 사회적 참여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말 한마디 나눌 벗이라도 있으면 마음이 덜 허전하다고들 합니다. 노년의 삶이 더 이상 고독과 소외로 가득하지 않도록, 정부와 사회는 실질적이고 따뜻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올해 추석, 밝은 보름달처럼 우리 사회의 모든 어르신들에게도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랍니다. 함께 웃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명절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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