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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명감의 무게, 한 공무원의 비극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5.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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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추석 연휴의 시작부터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 국가 전산망 장애 복구 업무를 맡았던 행정안전부 소속의 공무원 A씨가 지난 3일, 세종시 정부청사 중앙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올해 50대인 A씨는 서기관 직급의 중견 공무원으로, 국정자원센터 화재 대응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세종시 중앙동 청사 15층 남측 테라스 흡연장에서 휴대전화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휴의 시작이었던 이날,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공직사회 전체를 충격과 침통 속에 빠뜨렸다.

동료 공무원들은 “너무 안타깝다”, “뉴스를 보고 비보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며 입을 모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어 마음이 먹먹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슬픔과 허탈감이 공직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전 국정자원센터 화재 이후, 전산 시스템 복구 업무를 맡아 연일 업무에 매달려왔다. 그러나 관련기관은 “A씨는 현재까지 소환 조사 대상도 아니며, 수사 계획에 포함된 인물도 아니다”라고 밝히며, 사건과의 직접적 연관성은 선을 그었다.

결국, 그는 누구의 지목도 받지 않은 채, 극심한 업무 부담 속에서 스스로에게 모든 책임을 안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담당자로서의 죄책감’이 이런 극단적 선택의 배경이 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정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A씨의 사망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A씨의 죽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이는 현재 공직사회의 업무 강도, 책임 구조, 심리적 지원 체계의 부재에 대해 다시금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사건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비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사명감’이라는 이름 아래 너무 많은 무게를 떠안고 있는 공직자들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참담한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다시는 국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본인의 삶을 희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공직사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는 조속히 상황을 수습하고, 조직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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