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다. 차례를 지내기 위해 괴산 형님 댁으로 향했다. 추석답지 않게 도로는 한산했지만, 그래도 고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들녘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출렁이는 황금물결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잠시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 속엔 농민들의 수고와 땀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곧 수확의 기쁨을 마주할 농민들의 마음이 떠올랐다. 가을은 참, 한 해의 결실을 맺는 계절이 맞는 것 같다.
형님 댁에 도착하니 형님들과 조카들이 먼저 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반가워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차례를 지낸 후, 모두가 둘러앉아 덕담을 나누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일상에 바빠 서로 보기 어려웠던 만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끝없이 흘러나왔다.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형님들의 이마에 자리 잡은 주름이 눈에 들어왔다. 세월의 무게는 누구도 비켜가지 못하는가 보다. 그래도 부디, 형님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아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야 형제끼리 자주 만나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니.
이제는 필자도 가족을 위해 달려온 지난 시간을 지나, 노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좋아하는 취미도 즐기며, 나만의 멋진 인생을 천천히 살아가고 싶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는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왔다. 시골 형님이 평소에 잘 관리해주신 덕분에, 잡풀 하나 없이 산소는 말끔했다. 이런 정성이 어디 쉬운 일인가. 벌초 때마다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것도 다 형님 덕분이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부모님 산소 앞에 서니 문득, “좀 더 오래 살아 계셨더라면 더 잘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가끔 부모님 생각이 날 때면 조용히 산소에 들러 문안 인사를 드리곤 한다.
살아 계실 때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셨고, 이제는 마음속에서 늘 나를 지켜주시는 존재로 남아 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라온 필자는, 누구보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깊다. 비록 이승에는 계시지 않지만, 하늘에서 여전히 자식들의 보호막이 되어주시길 바란다.
올 추석,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어쩐지 발걸음이 무겁다. 부모님의 사랑이 더욱 그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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