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오후에 청주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 일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되어, 평소 잘 아는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말에 흔쾌히 응한 지인은 청주의 괜찮은 식당들을 줄줄이 추천해줬다.
석갈비, 삼계탕, 보리밥, 그리고 자연산 버섯찌개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전날 건강검진을 받아서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자 지인이 “그럼 버섯찌개 어때요? 내가 단골인 집인데, 찌개도 좋고 밑반찬도 훌륭해요.”라고 말했다.
그 말에 솔깃해 바로 용정동에 있는 그 식당으로 향했다. 지인의 가게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식당에 들어서자 중후한 인상의 주인장이 “어서 오세요” 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메뉴판에는 능이오리백숙, 능이버섯전골, 자연산 버섯찌개 등 버섯을 주재료로 한 음식들이 다양했다. 필자는 지인의 추천대로 자연산 버섯찌개를 주문했다.
식당은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특히 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상이 인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는 사이, 커다란 뚝배기에 담긴 버섯찌개가 나왔다. 국물이 팔팔 끓자 먼저 한 숟가락 떠 맛봤다. 맑고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다른 식당에서 먹었던 버섯찌개는 짠맛이 강하고 냄새가 나서 부담스러웠는데, 이 집은 국물 맛이 확연히 달랐다.직접 낸 육수로 끓여서 그런지 국물이 개운하고 시원했다. 역시 오래된 단골들이 많은 이유가 있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건 반찬이었다. 한식집처럼 상이 꽉 찰 정도로 나왔는데, 세어보니 무려 15가지나 됐다. 고추무침, 나물, 알타리무, 멸치볶음, 오이지 등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이 좋았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반찬을 푸짐하게 내는 집은 보기 힘들다.
김치와 반찬이 맛있는 집은 대체로 음식 전부가 맛있다고들 하는데, 그 말이 딱 들어맞았다. 푸짐하고 정성 가득한 한 상에 배부르게 저녁을 즐겼다.
식사 중 들은 이야기로는, 이 식당의 남자 주인장이 직접 산에 올라가 채취한 자연산 버섯으로 찌개를 끓인다고 했다. 중국산이 판치는 요즘, 이렇게 귀한 국산 자연산 버섯을 맛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었다.
지인 덕분에 모처럼 ‘식사다운 식사’를 한 기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음이 참 따뜻하고 행복했다. 좋은 식당을 소개해준 지인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다음에 청주에 갈 일이 생기면 꼭 다시 들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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