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오늘은 필자의 생일이다. 마침 주말이라 온 가족이 함께 모였다. 딸은 시집가 평택에, 아들은 청주에 살고, 필자는 세종에 산다. 거리가 멀진 않지만 각자 일하느라 모두가 모이기가 쉽지 않다.
가족모임을 하자고 날짜를 잡아도 갑자기 일이 생겨 한 명은 빠지기 일쑤다. 자식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한 하늘 아래 살면서도 얼굴 보기가 이렇게 어려운 세상이다. 아마도 핵가족화가 만든 풍경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가진 게 많지 않아도 가족, 형제들이 자주 모여 식사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다. 하지만 요즘은 큰마음을 먹어야 겨우 한 번 만날 수 있다.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마음 한켠엔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더 특별했다. 집사람을 비롯해 아들, 딸, 사위, 손자들까지 모두 모였다. 무려 7명, 몇 년 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식들이 예약해둔 청주의 한 큰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당은 꽤 넓었는데, 보통 횟집의 세 배는 되어 보였다. 초저녁인데도 이미 홀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미리 예약한 덕분에 다행히 여유 있는 자리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다리니 싱싱한 회가 나왔다. 광어와 우럭이 반반씩, 색감도 예쁘고 썰기도 정갈했다. 상추에 싸서 한입 넣자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회가 유난히 더 맛있다. 도매도 함께 하는 집이라 그런지 회의 신선함이 남달랐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회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회로 배를 채워본 건 아마 처음이다. 함께 나온 스끼(곁들임 반찬)도 푸짐했다. 손자들이 좋아하는 튀김은 바삭하고 따끈했다. 전어 구이도 인원수대로 한 마리씩 나왔는데, 잔가시가 많긴 했지만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필자는 구이보다 세꼬시로 먹는 전어를 더 좋아하지만, 이렇게 가족과 함께 맛보니 그 자체로 즐거웠다.
사실 오늘 회의 맛보다 더 큰 행복은 가족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주 만나지 못해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자식들과 손자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로서 더 바랄 게 없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참 가벼웠다. 오랜만에 나눈 따뜻한 대화와 웃음소리가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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