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온 취재본부장
가끔, 대학 시절 친했던 친구와 전화를 한다. 졸업 후 서너 번 얼굴을 본 뒤로, 벌써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전화로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한다.
인천에 사는 한 친구가 있다. 대학 시절 나와 성향과 성격이 비슷해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 중 한 명이었다. 술을 좋아했고, 만나면 늘 종로 뒷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빈대떡 안주에 막걸리를 곁들이거나, 고갈비와 함께 마시던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우리는 만나면 늘 인생과 세상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학생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풀어놓을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레고 다시 20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가 좋았지, 하고 서로 웃으며 이야기하던 순간들. 비록 몸은 예전처럼 따라주지 않지만, 사고방식만큼은 여전히 개방적이고 젊음을 유지하려 애쓴다.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이기도 하다. 친구 역시 늘 낙천적이고 즐겁게 살려고 애쓴다.
때때로 우리는 음악을 틀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생음악에 맞춰 흥얼거릴 때도 있었고, 친구가 부르던 남진의 “가슴 아프게” 같은 노래에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일 때도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막걸리를 선호했다. 소주보다는 덜 독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자취방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떠들다 집주인에게 혼나기도 여러 번.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불가리아 한 가수의 절절한 저음, 팝송과 샹송을 잘 부르던 친구의 노래, 그 모든 순간들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 시절 어울리던 친구가 대여섯 명 있었지만, 지금도 연락이 닿는 이는 몇 명뿐이다. 나머지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알 길이 없다. 20대의 젊은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이마에 주름살만 훈장처럼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나, 20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보고 싶다. 그때처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웃고 떠드는 순간, 잠시라도 젊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BEST 뉴스
-
[상식더하기]절대 상대의 열등감을 건드리지 마라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열등감을 느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가장 큰 열등감을 느낄까. 대개 다른 사람의 지적이나 평가를 받을 때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마음이 여린 사람일수록 그 감정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사... -
복숭아 향기에 취하고, 축제의 매력에 빠지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취재를 위해 주말 오후 세종 조치원복숭아축제장을 찾았다. 조치원복숭아축제는 세종시를 대표하는 여름 축제다. 이날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속에 '과연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
[칼럼]교육은 변했지만 그리움은 남았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필자의 기억 속에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담임을 맡았던 성○○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공부도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뛰어난 재주가 있었다. 호랑이와 ... -
“오늘도 수고했다”… 나 자신에게 건넨 위로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인터뷰 약속이 있어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세종을 출발할 때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흐린 날씨였다. 구름이 잔뜩 낀 탓인지 습도까지 높아 몸은 쉽게 지쳤고, 마음도... -
목소리는 최고의 명함이다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사람마다 목소리는 모두 다르다. 듣기 좋은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왠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 좋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한 번 더 바라보게 되고, '나도 저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으면 좋겠다'... -
[데스크칼럼] 거대한 사업보다 빛나는 괴산의 세심한 행정
김지온 총괄취재본부장 '살인더위'라는 말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시대다.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고, 경남 양산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최고 수준인 42도까지 치솟으며 기록적인 무더위를 보였다. 이제 우리나라의 여름도 아프리카나 유럽 못지않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