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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추억의 밤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5.11.1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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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가끔, 대학 시절 친했던 친구와 전화를 한다. 졸업 후 서너 번 얼굴을 본 뒤로, 벌써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전화로 안부를 묻고 근황을 전한다.

 

인천에 사는 한 친구가 있다. 대학 시절 나와 성향과 성격이 비슷해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 중 한 명이었다. 술을 좋아했고, 만나면 늘 종로 뒷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빈대떡 안주에 막걸리를 곁들이거나, 고갈비와 함께 마시던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우리는 만나면 늘 인생과 세상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학생 시절의 즐거운 추억을 풀어놓을 때면, 괜히 마음이 설레고 다시 20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가 좋았지, 하고 서로 웃으며 이야기하던 순간들. 비록 몸은 예전처럼 따라주지 않지만, 사고방식만큼은 여전히 개방적이고 젊음을 유지하려 애쓴다. 꼰대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작은 노력이기도 하다. 친구 역시 늘 낙천적이고 즐겁게 살려고 애쓴다.

 

때때로 우리는 음악을 틀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생음악에 맞춰 흥얼거릴 때도 있었고, 친구가 부르던 남진의 “가슴 아프게” 같은 노래에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일 때도 있지만, 우리는 대부분 막걸리를 선호했다. 소주보다는 덜 독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자취방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떠들다 집주인에게 혼나기도 여러 번.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불가리아 한 가수의 절절한 저음, 팝송과 샹송을 잘 부르던 친구의 노래, 그 모든 순간들이 마음 깊이 새겨져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 시절 어울리던 친구가 대여섯 명 있었지만, 지금도 연락이 닿는 이는 몇 명뿐이다. 나머지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알 길이 없다. 20대의 젊은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이마에 주름살만 훈장처럼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나, 20대의 추억이 담긴 이야기들을 풀어보고 싶다. 그때처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웃고 떠드는 순간, 잠시라도 젊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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