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온 취재본부장
사람은 누구나 친구를 가지고 살아간다. 적게는 한두 명, 많게는 서너 명 혹은 그 이상의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인생을 함께 걷는다. 그러나 그중에서 과연 ‘진정한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떤 이는 진정한 친구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사람은 이미 성공한 삶을 산 것이라 말했다.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친구들을 만난다. 술자리를 함께하는 친구, 고민을 나누는 대화 친구, 계모임이나 일로 엮인 친구들. 이들 모두가 소중한 인연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진정한 친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사회생활이나 필요에 의해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잘나갈 때는 주변이 유난히 붐빈다. 찾는 이도 많고, 호의와 칭찬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실수나 실패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많던 사람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춘다. 도움을 청하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현실은 대체로 그렇다.
진정한 친구란 무조건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힘들 때 곁을 지켜주고, 내가 잘못된 길로 가려 할 때 달콤한 말 대신 따끔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진정한 친구다.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진다. 젊은 시절 사냥을 즐기던 그는 어느 날 친한 친구와 함께 사냥을 나갔다. 그러다 친구 한 명이 그만 늪에 빠지고 말았다. 친구는 필사적으로 빠져나오려 했지만 점점 더 깊이 빠져들 뿐이었다.
친구는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비스마르크는 막대기를 내밀었다. 그러나 친구의 손이 닿지 않았다. 절망한 친구는 “나는 여기서 죽을 것 같아”라며 움직이기를 멈췄다. 그 순간 비스마르크는 뜻밖에도 총을 꺼내 친구에게 겨누었다. 놀란 친구는 총구를 피하려고 본능적으로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마침내 막대기가 닿는 위치까지 오게 되었다. 비스마르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막대기를 끌어당겨 친구를 구해냈다.
만약 비스마르크가 냉정해 보일 만큼 과감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그의 친구는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일화는 진정한 친구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때로는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보다,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더 큰 사랑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진정한 친구는 어려움 속에서 손을 내밀고, 잘못된 생각 앞에서는 용기 있게 바로잡아 준다. 달콤한 말만 늘어놓으며 상대의 잘못을 외면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흘려보내는 사람은 진실한 친구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를 원한다면, 먼저 진정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사랑을 베풀고 인간미를 보여야 한다. 진심은 결국 전해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쌓인 관계 속에서, 언젠가 누군가는 나의 곁에 서서 함께 고민하고 기꺼이 앞장서 줄 것이다.
그 한 사람이 있다면, 인생은 충분히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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