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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능력 있으면 과거는 덮어도 되나…충북도 인사가 남긴 씁쓸함

  • 김지온 기자
  • 입력 2026.08.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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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온 취재본부장

공직자는 무엇보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도민을 위해 일하는 공공기관의 주요 보직에 인물을 임명할 때는 더욱 엄격한 잣대가 요구된다.

 

그런데 충북도가 임명 전부터 적지 않은 논란이 제기됐던 경찰 출신 A씨를 12일 대외협력보좌관에 임명했다. A씨는 경찰 재직 당시인 2012년 기업인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고,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된 인물이다.

 

여기에 과거 수도권의 한 진흥원에서 상임이사로 재직할 당시에도 업무방해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직위해제된 전력이 있다. 당시 그는 한 카페에서 업주가 음료 배달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려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지만,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수수로 실형이 확정된 전력이 있는 데다 이후에도 업무와 관련한 논란과 업무방해 혐의 입건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된 인물을 공직에 임명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과거에는 공직에 임용되는 과정에서 전과나 비리 등 중대한 흠결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엄격하게 자격을 따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공직 인사의 기준도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가볍게 여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충북도는 도민과 지역 정가의 반발에도 결국 A씨의 임명을 강행했다. 신용한 지사는 A씨를 임명한 배경에 대해 충북에 필요한 것은 중앙의 문을 열고 충북의 길을 넓힐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와 대통령실, 국회 등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것이다.

 

물론 지사의 설명에도 일리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충북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국회 등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능력과 경험, 인맥을 갖춘 인물을 기용하려는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능력이 있다고 해서 과거의 문제까지 모두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특히 공직은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일반적인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도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갖춰야 할 것은 사람의 됨됨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화려한 인맥을 갖췄더라도 기본적인 도덕성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능력은 온전히 빛을 발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 사람의 문제가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구나 충북에 인재가 A씨 한 사람뿐인 것도 아니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능력과 경험을 갖추면서도 도덕성과 품성 면에서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은 인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충북도가 굳이 논란이 예상되는 인물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도민 입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이력보다 앞으로 충북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를 우선순위에 두었다는 설명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충북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라 하더라도 공직자로서 감당해야 할 도덕적 기준과 국민적 신뢰라는 최소한의 문턱은 넘어야 한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신뢰를 잃는다면, 그 인사가 과연 조직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공직자에게 능력과 인맥이 중요한가, 아니면 인격과 품성이 더 중요한가.

필자는 능력보다 앞서는 것이 사람의 됨됨이라고 생각한다. 공직은 개인의 성공이나 영달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도민을 대신해 권한을 행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충북도가 이번 인사를 통해 중앙정부와 국회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그 성과와 별개로 공직 인사의 첫 번째 기준은 어디까지나 도민의 신뢰와 청렴성이어야 한다는 원칙만큼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좋은 인사는 능력 있는 사람을 찾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능력과 함께 인격과 품성을 갖춘 사람을 선택할 때 비로소 좋은 인사가 완성된다.

 

충북도가 앞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만이 아니라 ‘어떤 사람인가’를 함께 살펴보는 인사 기준을 세우길 기대한다. 공직의 신뢰는 화려한 경력이나 인맥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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